◎가족과 마주보며 식사준비/주문제작 100만∼300만원대주부 송나영(45)씨는 지난 여름 일산으로 이사하면서 부엌 작업대 중 조리대를 따로 독립시켰다. 이른바 아일랜드형 부엌을 만든 것이다. 송씨는 이 작업대가 『편하기도 하지만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저녁준비를 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라고 말한다.
주부가 벽을 마주하는 대신 가족들과 마주보면서 작업할 수 있는 아일랜드형 부엌이 새롭게 눈길을 끌고 있다. 주부들의 작업공간인 부엌은 때로 소외감의 공간이기도 하다. 저녁설겆이를 하는 등뒤로 느닷없이 들려오는 가족들 웃음소리에 뒤돌아 보지만 거실에 앉은 가족들은 TV시청에 여념이 없을 때 느끼는 소외감을 아일랜드형 부엌은 깨끗이 없애준다.
부엌 작업대 중 조리대나 개수대를 섬처럼 독립시키는 아일랜드형은 외국에서는 벌써부터 일반화되었지만 국내서는 최근 1∼2년 사이 중산층이나 여피족을 중심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양토탈키친에는 부엌 인테리어 상담자 10명 중 1∼2명이, 한샘에는 20명 중 1∼2명이 아일랜드형에 대해 문의한다고 한다.
다만 이 형태는 기본적으로 가로 1.2m, 세로 1m 정도의 작업대를 따로 떼내, 설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엌면적이 최소 5평은 되어야 한다. 또 조리대를 독립시킬 경우 전용후드(90만원)를, 개수대를 독립시킬 경우 수도관 배관공사(공사비 30만원)를 다시 해야 한다. 가격은 1유니트당 재질에 따라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300만원 정도. 업체에서는 대개 주문제작을 한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성현(옴니디자인)씨는 『목공소에서 틀을 제작하고 전자렌지나 가열대만을 따로 사서 설치하는 것도 알뜰한 아일랜드형 부엌만들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한샘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박현숙씨는 『부엌이 주부만의 공간에서 가족들 모두의 생활공간으로 변화하는 추세에 따라 아일랜드형에 대한 선호도도 갈수록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성희 기자>이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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