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곳곳에 파고 든 파리 패션의 메신저, 세련된 여행객들의 동반자, 기능성과 예술성이 절묘하게 어울린 가방. 세계 최고의 여행용 가죽가방 브랜드, 루이 뷔통을 일컫는 말들이다.명가의 화려한 역사는 1854년에 시작됐다. 프랑스 왕실의 총애를 받던 트렁크 제조가 루이 뷔통이 파리시내에 「루이 뷔통 트렁크 제조상」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문을 연 것. 그는 포개 쌓을 수 있도록 만든 여행가방을 내놓아 세상을 놀라게 했다. 반원형이었던 뚜껑을 평평하게 만든 아이디어는 가히 발상의 대전환이라 부를 만 했다.
루이 뷔통의 명성은 2세대인 죠르쥬 뷔통이 한층 더 끌어 올렸다. 죠르쥬는 꽃, 별, 겹쳐진 알파벳 L과 V가 끝없이 이어지는 독특한 무늬를 만들어 냈다. 한번만 보면 누구나 기억하는 이 로고는 100년동안 루이 뷔통의 이미지를 이어 오고 있다. 죠르쥬는 또 다섯개의 열림방지 날름쇠가 달린 자물쇠, 탐험가들을 위한 침대형 트렁크 등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앞서 나갔다.
3대 가스통 뷔통은 전통을 지키되 루이 뷔통의 현대화에 애를 썼다. 파리의 예술가들과 합동작업을 통해 만든 테이블 세트, 틀이 없고 접을 수 있는 소프트 백, 보리 이삭무늬의 소가죽으로 만든 에피 가죽제품 등이 그의 작품들이다.
루이 뷔통 가방의 틀은 파리 근교의 포플러나무를 7년동안 건조한 목재로 만든다. 모양에 비틀림이 없게하기 위해서다. 또 12년전에 채목한 너도밤나무만으로 가방내부를 장식한다. 한 장으로 된 가죽을 일일이 꿰매어 만들되 꼭 미모사 등의 식물즙으로 무두질한다. 가죽을 찢지 않으면 결코 가방을 열 수 없도록 견고한 자물쇠를 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자존심을 인정해 주는 이들에게는 주문에 따라 특별생산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1920년대 명성을 날린 프랑스 여가수 릴리 퐁의 구두 36켤레가 들어 간 트렁크, 지휘자 스토코프스키의 악보와 타자기를 넣을 수 있었던 책상 트렁크 등이 주문 제작된 루이 뷔통의 유명상품이다.
현재 전세계 주요 도시에 177개의 직영매장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도 신라호텔 등 6곳에 루이 뷔통 매장이 있다. 우스갯 소리 하나. 공항이나 호텔에서 포터들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루이 뷔통 가방을 든 손님이라고 한다. 팁이 두둑하기 때문이다.<최성욱 기자>최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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