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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세프 50년(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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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세프 50년(지평선)

입력
1996.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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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씨앗」이란 영화가 있다. 45년 미국 영화제작자 데이비드 밀러가 만든 이 영화는 「전쟁으로 고아가 되거나 질병 등으로 고생하는 어린이를 돌보지 않는다면 이같은 범죄를 두려워하지 않는 세계적인 지도자가 나오게 된다」는 것이 그 줄거리다.사뭇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 영화는 흥행엔 크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세계를 움직이는 데는 성공했다. 그 결과 유엔총회는 46년 12월11일 「유니세프」(국제연합아동기금)를 창립하게 된다. 11일은 바로 어린이들의 영원한 친구 유니세프가 창립 50주년을 맞는 날이다.

유니세프는 우리와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6·25세대들은 학교에서 마셨던 따끈한 우유 한잔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어려운 시절 배고픔을 달래주었던 이 우유도 유니세프가 전쟁으로 고생하고 있는 한국어린이들을 위해 보내준 도움의 손길이었다.

이처럼 유니세프는 지난 반세기 동안 항상 고난에 처해 있는 어린이 곁에 있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어린이를 재난으로부터 구하고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천사의 손길을 펴왔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전쟁이 끝난 후에도 93년까지 고난을 당한 어린이를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94년부터 한국은 도움을 주는 나라로 변했다. 한국위원회를 구성하고 베트남에 학교를 건설해 주는등 활동의 폭을 넓혀 가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의 관심은 지난 시절 우리가 받은 은혜에 비하면 낮기만 하다. 조금 살게 됐다고 따끈한 「우유 한잔」의 고마움을 모두가 잊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수많은 어린이들이 전쟁과 지뢰 성폭력 질병 등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 지난 10년간 200만명의 어린이가 전쟁으로 죽고 600만명이 부상당한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유니세프는 이같은 재난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변함없이 세계를 달리고 있다. 모두 유니세프 활동에 좀더 관심을 갖자.<논설위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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