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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명 희생 소모전 평화공존 걸음마/체첸사태 오늘 2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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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명 희생 소모전 평화공존 걸음마/체첸사태 오늘 2주년

입력
1996.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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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체첸자치공화국의 분리독립을 막기 위해 무력침공을 개시한지 11일로 2주년을 맞았다. 체첸사태는 단기전으로 끝나리란 개전 초기의 예상과는 달리 장기화했다. 체첸반군이 군사력의 열세를 산악지형을 이용한 게릴라전으로 끌고가 전쟁은 「끝없는 소모전」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양측은 수만명의 희생자를 냈다. 체첸의 수도 그로즈니는 폐허가 됐으며 러시아도 반군들로부터 무차별 테러공격을 당해 엄청난 피해를 보았다.그러나 체첸사태는 이제 평화공존의 길로 서서히 들어서고 있다. 전환점이 마련된 것은 4월말 분리독립을 주도한 조하르 두다예프 체첸 대통령이 러시아군 로켓포에 폭사하면서부터. 두다예프의 뒤를 이은 반군지도자 젤림한 얀다르비예프는 러시아측과 평화해결 가능성을 모색하기 시작, 모스크바에서 옐친 대통령과 담판을 벌였다.

이후에도 양측은 총부리를 돌리지 않았지만 체젠특사로 임명된 알렉산데르 레베드 전 러시아 국가안보위서기가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그로즈니를 방문, 어려운 평화협상의 물꼬를 텄다.

그의 노력은 우여곡절끝에 8월말 체첸평화안 서명으로 결실을 맺었으며 양측은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매듭지어가고 있다.

평화안은 즉각적인 전쟁종식과 함께 체첸에 광범위한 자치권을 부여하되 일정기간후 정치적 지위를 다시 논의하자는 게 골자다. 이 합의에 따라 러시아군은 철수를 시작했으며 모스크바와 그로즈니를 잇는 철도 등 교통로가 재개됐다. 체첸측은 내년 1월27일로 예정된 대선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군의 완전철수와 포로교환, 행방불명된 병사들의 수색, 경제복구 및 협력문제 등이 상존하고 체첸의 대선결과에 따라서는 엉뚱한 사태가 발생할 소지도 있어 평화정착 여부는 아직도 유동적이라 할 수 있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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