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우량기업 우대제도 적극 검토정부는 10일 재무구조가 건실한 기업에 세제 및 금융상의 혜택을 주되 빚이 많은 기업에게는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재정경제원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국내기업들이 빚에 대한 이자를 비용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때문에 외부차입을 늘리고 있으며, 이는 금융비용의 증가로 이어져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판단, 이같은 내용의 재무구조개선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정부는 우선 차입금(빚)이 자기자본의 5∼6배를 넘는 경우 초과분에 대한 이자의 비중만큼 손금산입(비용처리)을 제한하거나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신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2∼3년간의 유예기간을 두는 한편 차입금이 5∼6배를 넘더라도 매년 일정비율이상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손금산입 제한대상에서 제외시켜줄 방침이다.
또 일정수준이상의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하는 건실한 기업에게는 그동안 비용처리를 인정하지 않았던 배당에 대해서도 손금산입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정부는 금융부문과 관련, 기존의 여신규제를 폐지하는 대신 자기자본비율에 따라 여신을 차등화하거나 일정비율이상의 자기자본비율을 달성한 기업에 여신규제를 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소유분산이 잘되고 재무구조가 우량한 기업에게 투자 및 자금조달과 관련한 각종 규제를 완화해주고 있으나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이 한 곳도 없는 점을 감안, 재무구조만 좋아도 이러한 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밖에 신용평가기준을 개선, 자기자본비율의 높은 기업에게 금리를 우대해주고 회사채발행 등에서도 혜택을 주는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금융연구원과 조세연구원은 이날 「기업의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금융 및 조세정책 방향」주제의 정책토론회를 개최, 이같은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연구원의 박경서 부연구위원은 『국내기업의 자기자본비율은 95년말 현재 평균 25.9%로 일본(32.6%) 미국(37.5%) 대만(53.4%)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이는 차입위주경영에 따른 것이며, 기업의 금융비용부담이 커져 매출액대비 영업이익률은 미국 일본에 비해 높은데도 금융비용 등을 감안한 경상이익률은 오히려 1%가량 떨어진다』고 말했다.
조세연구원의 손원익 연구위원도 『국내 제조업체의 부채가 지난해 자기자본의 3배를 넘어서는 등 재무구조가 취약한 상태』라며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경기침체시 도산의 우려가 높다』고 지적하며 차입금 이자 손금불산입제도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 등에서는 이같은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재경원 세제실 등은 세수확보의 어려움과 기업 반발 등을 우려,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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