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기업설비투자 제자리 제조업은 6.1% 감소경기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의 투자마인드가 꽁꽁 얼어붙어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정부의 예상(6%대)과 달리 5%대 이하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산업은행이 발표한 「97년 산업설비투자 전망(2,321개 기업 조사)」에 따르면 94년 36.7%, 95년 37.9%, 96년 17.3% 등 지난 3년동안 높은 증가세를 보였던 민간기업의 설비투자 규모가 내년엔 올해보다 0.9% 늘어난 57조4,432억원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제조업의 설비투자는 올해보다 6.1% 감소할 것으로 나타나 수출 및 내수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조업체들이 「투자동면」에 들어갈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 가운데 중화학공업의 경우 석유화학(―35.1%) 조선(―34.4%) 기계(―13.6%) 전기전자(―3.4%) 종이·종이제품(―3.1%) 석유화학(―2.7%) 철강(―2.5%) 등 대부분 업종이 투자규모를 대폭 줄일 계획이다. 경공업부문은 면방(―44.5%) 고무제품(―20.2%) 인쇄·출판(―13.3%) 음식료품(―1.9%) 등의 투자가 크게 줄어 평균 6.7%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의 전반적인 투자위축에도 불구, 통신(34.7%) 가스(25.7%) 전력(19.1%) 항공·운수(12.2%) 등 비제조업부문의 투자는 내년에도 16.7% 증가세를 유지하며 계속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비제조업부문중 수상운수(―18.8%) 건설(―15.2%) 숙박(―10.4%)업종의 투자는 위축될 전망이다.
중소기업들의 투자는 올해(―4.4%)에 이어 내년에도 6.2% 감소하고 대기업도 올해 18.1% 증가하던 것이 내년엔 1.2%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업들은 내년 설비자금 조달을 위해 외부자금에 대한 차입을 늘릴 계획이어서 가뜩이나 나쁜 재무구조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차입금의존도가 71.6%였던 기업들은 내년엔 72.8%로 올릴 계획이다. 판매부진 등으로 수익성이 나빠져 내부자금으로 설비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업들은 증시침체로 증자나 회사채발행 등을 통한 직접금융이 힘들어질 것으로 보고 금융기관을 통한 차입비중을 올해 46.8%에서 51.9%로 대폭 높이겠다고 밝혀 내년에도 금리가 상승, 기업들의 자금난이 가중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기업들은 설비투자를 줄이는 이유에 대해 「수요(판매)부진」(27.2%) 「경기전망 불투명」(24.8%) 등을 가장 많이 꼽았다. 특히 「경기전망 불투명」에 대한 응답이 94년 11.1%, 95년 18.4%, 96년 24.8%로 빠르게 높아지고 있어 급변하는 경제환경과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경제정책 혼선, 기업체질의 약화 등 우리 경제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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