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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 비판소설‘20세기의신화’출간차 방한/조선족동포작가 김학철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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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 비판소설‘20세기의신화’출간차 방한/조선족동포작가 김학철옹

입력
1996.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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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혁명 몰려 10년 옥고… 탈고 31년만에 빛/“난 직업적 혁명가/소설은 죽음 넘어선 모험”여전히 「직업적 혁명가」임을 자처하는 중국 동포작가 김학철(80)옹이 장편소설 「20세기의 신화」(창작과비평사 간) 출간차 방한했다. 50년 중국으로 망명한 후 옌볜(연변)에 살고 있는 그의 3번째 고국 방문이다.

소설 제목 「20세기의 신화」는 중국대륙을 떠돌던 마오쩌둥(모택동) 일인독재의 망령을 가리킨다. 김옹은 개인 숭배를 통렬한 독설로 풍자한 이 소설을 문화혁명 직전인 65년 3월에 썼다.

탈고한지 31년9개월만에 한국에서 책이 되어 나왔지만 중국서는 아직도 「불허 발표」에 묶여 있다. 그는 당시 발표되지도 않은 이 소설 때문에 집에서 납치당해 「반혁명현행범」으로 몰려 꼬박 10년을 감옥에서 살아야 했다. 작품은 마오 정권에 의해 「우파분자」 「계급의 원수」로 조작된 반정부 지식인들이 강제노동수용소와 다름 없는 인민공사에서 배가 고파 소여물까지 훔쳐먹으며 살아가는 비참한 생활상을 고발한다. 주인공은 『단테가 살아 있다면 「지옥편」을 쓰지 않고 「인민공사편」을 썼을 것』이라고 말한다. 중국판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라고 할 수 있는 이 소설에서 마오 쩌둥은 「천안문에 올라 앉은 벌거벗은 황제」로 묘사된다. 김옹은 소설을 쓸 당시 『언감생심 마오를 반대하다니, 내가 미치지않았나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출판한다는 게 속된 말로 뒤가 좀 켕기긴 하지만 어차피 직업적 혁명가는 모험 속에 사는 것』이라며 『「20세기의 신화」는 양심으로 죽음의 공포를 이겨 낸 결과』라고 말했다. 88년 이후 「해란강아 말하라」 「격정시대」 등 장편소설과 지난해 출간한 자서전 「최후의 분대장」 등으로 국내에 알려진 김옹은 항일운동과 창작활동으로 평생을 일관해 온 중국 조선족의 정신적 지주. 맑은 눈망울에 정정한 모습의 김옹은 한국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처녀들이 다 빠져 나가는 통에 옌볜 농촌총각들은 장가 가기 다 틀렸어. 그런 판에 한국 사람들이 동포들을 등쳐먹으려 드니 차라리 벼룩의 간을 빼 먹지』 『한국에 있다는 지존파, 막가파는 뭐냐』 김옹은 12일 하오 6시30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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