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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속의 네덜란드/하우스 텐 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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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속의 네덜란드/하우스 텐 보스

입력
1996.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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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튤립 70만그루 ‘숲속의 집’/유럽풍 궁전·호텔·유람선…/원폭폐허 위에 선 ‘최대 테마파크’「일본 비자로 네덜란드를 여행 한다」.

도쿄(동경) 디즈니랜드와 함께 일본 최대의 테마파크인 나가사키(장기)현 「하우스 텐 보스(Huis Ten Bosch)」. 네덜란드 유람선, 네덜란드 궁전, 네덜란드 택시, 네덜란드 가로등, 네덜란드 꽃…. 사람과 언어만 일본이다.

김포공항에서 1시간25분이면 나가사키가 한 눈에 들어온다. 나가사키를 품고 있는 오오무라(대촌)만. 호박색 바다와 아름다운 해안선이 진해 앞바다 같다. 세계 최초의 해상공항인 나가사키 공항에 내리면 서울보다 10도가 높은 포근한 공기가 반긴다.

원자폭탄의 폐허였다고 믿기 힘들다. 45년 8월9일. 7만여 명이 사망하고 반경 2㎞가 불바다가 되었다. 지금은 헤이와코엔(평화공원)의 평화기념상만이 그날을 얘기해 준다.

공항에서 고속훼리로 40분정도 오오무라만을 가르면 하우스 텐 보스의 고풍스런 건물들이 눈에 들어 온다. 버스로 갈 수도 있다. 강원도 촌락과 비슷한 정경을 감상하며 50분정도 달리면 된다.

하우스 텐 보스에서 관광객들이 가장 묵고 싶어하는 호텔은 「호텔 유럽」. 운하를 따라 유람선을 타고 호텔 로비의 선착장에 도착한다. 배안에서 체크인, 체크아웃도 가능하다. 「호텔 덴하그」는 창문으로 보이는 바다의 노을과 여명이 일품이다. 1박에 25만원정도.

하우스 텐 보스는 「숲속의 집」이란 뜻의 네덜란드어. 그 이름에 걸맞게 40만 그루의 나무, 30만 개의 튤립이 6㎞ 운하의 곁을 장식하고 있다. 이곳의 교통수단도 클래식하다. 단지내 택시와 버스는 닛산이 만들었지만 앞주둥이가 길쭉하고 예의바른 기사가 있는 20세기 초 유럽형이다.

공원의 절정은 네덜란드 궁전 「팔레스 하우스 텐 보스」. 베아트리스여왕이 지금도 살고 있는 17세기 궁전을 똑같이 재현했다. 네덜란드가 18세기 초 설계만 해두고 정작 비용문제로 건축하지 못했던 궁전 정원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타고 즐기는 놀이시설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것이 오히려 동경 디즈니랜드와 구별되는 장점이다. 대신 「보는 극장」, 「입체 극장」 위주이다. 「호라이즌 어드벤처」는 네덜란드의 대홍수 장면을 형상화 했다. 공연마다 800톤의 소나기가 쏟아지며 폭풍우로 관객석이 흔들리고 대홍수 장면이 객석을 삼켜 버린다. 하우스 텐 보스는 해안에 접한 도시에 맞게 크루징이 발달돼 있다. 「떠있는 영빈관」으로 불리는 「로얄크루저 데 하르」. 18세기 유럽풍의 실내장식에 오오무라만을 항해하며 프랑스요리의 풀코스를 즐길 수 있다. 하우스 텐 보스의 운하를 30분에 걸쳐 일주하는 「커넬 크루저」, 정원 12명에 운하를 유람하며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파티 크루저」 등이 있다.

이곳의 밤은 다른 테마파크와는 다르다. 하오 9시가 되면 상점과 극장은 문을 내리고 거리는 적막에 쌓인다. 별빛과 가로등만 거리를 밝힌다. 야경을 담는 카메라 매니아들. 낯선 곳의 고요함을 계기로 사색을 즐기는 사람들. 은밀히 사랑을 속삭이는 사람들. 하우스 텐 보스의 밤은 이런 사람들과 어울린다.

일본은 왜 나가사키에 작은 네덜란드를 만들었을까. 나가사키와 네덜란드의 역사는 17세기 에도(강호)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쇄국정책에도 이곳만은 네덜란드와 자유롭게 무역을 했다. 토요토미 히데요시(덕천가강)에 처형당한 기독교 순교자들의 「26성인 순교지」. 곳곳에 즐비한 유럽풍의 건물. 지금도 나가사키의 유명한 먹거리인 카스테라. 나가사키는 오랜동안 네덜란드를 그리워했다.

일본인들은 재창조라고 한다. 네덜란드처럼 바다를 매립, 자연석으로 제방을 쌓고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해 운하의 물을 갈아 준다. 그러나 땅밑을 한꺼풀만 벗겨보면 알 수 있다. 이곳은 분명 일본이다. 높이 2.5m, 폭 6m의 지하터널은 각종 통신 케이블과 상·하수관 등을 품고 3.2㎞를 뻗어 있다. 그래서 이곳에는 전봇대가 없고 중앙통제실에서 150여㏊의 모든 시설을 통제한다.

『자연을 극복한 네덜란드의 전통을 일본인들이 배우게 하고 싶었습니다. 아니 일본의 저력을 세계에 보이고 싶었던 거죠』 하우스 텐 보스의 한 간부는 이렇게 표현했다. 하우스 텐 보스는 섬나라 일본인들의 땅에 대한 욕심일지도 모른다.

◎어떻게 가나/서울 총판점 이용… 3박4일 64만원선

서울의 하우스 텐 보스 총판점(02―756―5051)을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상품은 2박3일, 3박4일 코스가 있다. 2박3일 상품은 첫째 날에 하우스 텐 보스를 관광하고, 둘째 날에는 해상국립공원인 사이카이공원과 나가사키시를 둘러보고 운젠국립공원에서 온천을 즐긴다. 3박4일 코스는 여기에 아소 활화산, 벳푸온천 등이 추가된다. 하우스 텐 보스 컨트리클럽을 연계,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상품도 있다.

2박3일 코스는 50만원, 3박4일은 64만원이다(항공료, 숙박비, 시설이용료 포함).<유병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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