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여년 이어온 불씨단지 등 전시인류의 문명과 가장 밀접한 불의 이용과 상징성을 통해 우리 민족의 생활사를 살펴보는 「불의 민속전」이 19일부터 97년 2월24일까지 경복궁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다. 「불을 찾아서」 「삶과 불」 「불과 믿음」 등 3개 주제의 전시회에는 향로 촛대 화로 등화구 인두 등잔 등 불을 이용한 생활도구 120여점과 사진자료 80여점이 출품된다.
전시회에는 500여년간 불씨를 이어온 전남 영광의 영월신씨 종가의 불씨단지도 선보인다. 통일신라시대의 생활도구로는 당시의 화장풍습을 전해주는 뼈항아리인 골호, 손으로 만든 화로의 일종인 금동수로가 꼽힌다. 백제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백자등잔도 돋보인다. 부여 천왕사지에서 나온 철제초두는 음식이나 술을 끓이거나 데우는데 사용하던 그릇이다. 고려의 동제향로는 부정을 막고 정화하기 위해 지배계층이나 사원에서 사용하던 것으로 뚜껑에 상서로운 동물(서수)이 조각돼 있으며 고려 왕족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청자촛대도 이채롭다. 해태받침 촛대는 해태상을 받침으로 한 원통형몸체에 용 연꽃등을 화려하게 조각한 높이 99.5㎝의 대형작품이다.
불을 이용해서 철을 만들던 소양강 중도의 불자리(초기철기시대)와 충북 진천군 석장리의 야철지(삼국시대)도 사진으로 보여준다. 당산제 장승제 탑제 풍어제 배굿 등 공동체 제의에서 불이 갖는 의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도 소개된다.<이기창 기자>이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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