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 모르던 국제유가 고삐 잡힐듯이라크의 원유수출이 10일 자정(뉴욕시간, 한국시간 11일 하오 2시)부터 재개된다. 이라크의 원유수출 재개는 90년 8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이후 6년만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유엔사무총장이 9일 그동안 지연돼 오던 이라크의 식량 구입을 위한 원유판매 계획이 완료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하는 절차를 거친 뒤 이라크는 원유를 수출할 수 있게 된다.
유엔계획에 따르면 이라크는 6개월마다 20억달러어치의 원유를 수출, 판매액의 3분의 2는 의약품 및 식량구입에, 나머지는 걸프전 피해자들의 보상과 유엔의 이라크 무기감시 경비로 써야 한다.
이라크의 원유수출 재개는 원유가 하락으로 이어질 조짐이다. 이미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라크 원유수출재개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말 오스트리아 빈에서 긴급 석유장관회의를 열어 대책마련에 나섰다. OPEC회원국들은 배럴당 22∼23달러를 유지해 온 유가를 21달러선에서 유지하자는 데 합의했다. 유가가 30달러선에 육박할 것이라는 그동안의 기대가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자 최소한 20달러선을 지키기 위한 배수진이다.
반면 유가가 단기적으로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의 관측도 있다. 이라크의 원유수출이 재개된다하더라도 현재 국제 유가가 지난 6년동안 최고치에 접근하고 있는데다 겨울철이라는 계절적 수요로 인해 원유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루 65만배럴에 이르는 이라크 원유 수출은 결국 유가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라크가 3개월뒤에는 유엔에 원유수출물량을 하루 65만배럴 수준에서 2배가량인 130만배럴 수준으로 상향 조정해달라고 요청할 방침이어서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권대익 기자>권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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