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먹은 표정 VIP통로로 탑승/승객들 인사 건네도 피곤한듯 “묵묵부답”/홍콩 경찰 테러대비 수하물 등 중복 검색10월26일 빵과 자유를 찾아 시작된 김경호씨 일가 17명의 엑소더스는 9일 국적기인 KAL 618편에 탑승, 홍콩 이민국 직원이 조사서류 일체와 신병을 한국정부측에 인도함으로써 44일간의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다.
김씨 등은 이번 탈출과정에서 제일 가슴졸였던 순간은 두만강을 넘던 때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에도 가슴이 조마조마한 순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았다고 뒤돌아 보았다. 특히 북한당국의 체포조가 동원돼 극비리에 숙소를 수차례 옮기던 일이나 선천(심천)에서 홍콩으로 밀입국선을 타던 일 등은 지금도 아슬아슬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경호씨 일가 17명은 이날 낮 12시20분(한국시간 하오 1시20분) 홍콩경찰의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이민국 호송차를 타고 홍콩 카이탁(계덕)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김씨일가는 공항에 도착한 이후 곧 VIP통로를 이용해 11번째 게이트에 도착해 있는 대한항공 618편기에 탑승했다. 공항직원들이 이들을 검문검색하려 하자 홍콩경찰은 자신들이 이미 검색했으니 통과시키라고 지시, 그대로 항공기에 올랐다.
○…이들은 대부분 무척 긴장하고 겁먹은 표정이었으며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어린이들은 지난밤에 잠을 자지 못한 듯 좌석에 앉자마자 곯아떨어졌으며 어른들도 질문에 대답을 회피했다. 김씨는 휠체어를 타고 항공기에 올라 몸이 상당히 불편한 모습이었다.
○…일반승객들은 이날 김씨일가가 미리 탑승하고 있어 처음에는 이들이 누군지 눈치채지 못했다. 그러나 취재진이 접근하고 분위기가 술렁거리자 이 일행이 김씨일가인 것을 알아차렸다. 김씨 등은 승객들이 『기분이 좋으냐』 『소감이 어떠냐』고 물어도 마음의 여유가 없는 듯 묵묵부답이었다.
○…김씨 일가는 한국측 인수팀 3명과 함께 항공기 앞쪽 30번, 31번의 2줄에 앉아왔다. 618편기는 보잉747기로 4백10석의 좌석이 있는데 이날 승객은 3백71명이었다.
김씨 일가는 9일 하오 2시5분 홍콩발 대한항공 618편(기장 차귀환)으로 홍콩을 떠났다.
○…홍콩 경찰과 이민국 그리고 대한항공은 김씨 일가가 탄 비행기에 북한이 보복테러를 가해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공항 안팎의 보안조치를 평상시보다 2배 이상 강화했다.
보안당국은 계류중인 항공기의 안전을 위해 24시간 경비를 세운 것은 물론 만약에 있을지도 모를 시한폭탄테러를 사전에 막기위해 탑재할 항공화물들을 24시간 이전에 공항내 창고에 입고시켰다. 또한 9일에는 15명의 청원경찰을 동원, 출국게이트에서 승객들의 여권과 보딩패스 그리고 수하물에 대한 중복 검색을 실시했다.<홍콩=송대수 특파원>홍콩=송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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