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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다른 잡지를 보고싶다/고품격 멤버십 매거진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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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다른 잡지를 보고싶다/고품격 멤버십 매거진 ‘붐’

입력
1996.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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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독자 한정 차별화 전략씨티 뱅크 골드 회원 카드, 하얏트 호텔 휘트니스 클럽 카드가 있다면 당신의 집 응접실 어딘가에는 아마 「오뜨」나 「노블레스」, 「네이버」중 어느 한 잡지가 놓여있지 않을까.

국내 최초의 고품격 회원잡지, A Class를 위한 생활 문화정보지. 이른바 「멤버십 매거진(회원제 잡지)」들의 컨셉이다.

90년 9월 귀족이란 뜻의 「노블레스(Noblesse)」창간을 시작으로, 94년 10월 프랑스어로 「높다」는 의미인 「오뜨(Haute)」, 지난 7월 「네이버(Neighbor)」 등 상류층을 타깃으로 한 고급 문화잡지들이 속속 창간되고 있다. 이 잡지들은 다른 여성지들처럼 은행이나 미장원에서는 볼 수 없다. DM 발송을 통해 집으로 배달되거나 리츠 칼튼, 인터콘티넨탈 같은 강남의 특A급 호텔, 멤버십 휘트니스 클럽, 청담동의 유명 디자이너 부티크에서나 볼 수 있다.

독자들의 품격에 어울리게 기사 내용도 오페라 감상이나 해외의 유명 휴양지, 유명 브랜드 소개가 대부분이다. 연예인들의 스캔들이나 가십같은 「격」에 떨어지는 기사는 싣지 않는다.

『상류층 독자들은 누구나 돈을 내고, 볼 수 있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자기와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기분이 나빠지는 심리와 비슷한 것이다. 그래서 독자들을 위한 메이크업 쇼나 의상쇼도 스무 명 정도의 소수 인원만을 초대한다. 선택된 소수라는 것은 어느 면으로나 즐거운 일 아닌가』 「오뜨」의 마케팅 실장 김광섭씨의 말이다.

비슷비슷한 잡지들의 홍수 속에서 멤버십 매거진은 독자 대상을 분명히 해 틈새시장을 파고든 「차별화 매체」이다.

한국 언론연구원의 문철수 연구위원은 『이같은 잡지들은 독자들에 대한 서비스 기능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을 말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들 잡지들이 표방하는 「고급 문화」에 대해서는 좀더 생각해볼 문제이다. 그 정도의 소비수준을 유지해야만 「문화」를 향유한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한다.

멤버십 매거진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은 잡지 그 자체보다는 우리 사회의 상류층 문화에 대한 도덕적 판단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상류층 문화가 우리 사회의 문화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 만큼 건강하고, 생산적이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네이버」편집장 이성수씨는 『이제 상류사회의 문화를 인정하고 이들의 문화가 진정한 상류문화가 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열린 마당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멤버십 매거진은 다양한 문화의 가능성을 인정하는 폭넓은 시각을 요구한다. 그러나 단순히 상류층의 소비 취향과 풍조만을 보여준다면 문화를 잘못 읽는 것이 될 것이다.<김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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