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사건 관련 집유후 2년 안지나 응시/“정부 특별사면 없으면 탈락위기” 우울지난 달 16일 제38회 사법고시 2차시험을 통과한 오기형(30)씨는 최종관문을 앞두고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87년 이후 1명도 탈락자가 없는 형식적 면접절차인 3차시험에서 탈락할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86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한 오씨는 이내 운동권이 돼 법대 학생회장 등으로 활동하다가 졸업하던 해인 91년 「서울대 활동가 조직사건」 등 시국사건과 관련, 국가보안법위반죄로 집행유예형을 두 번 선고받았다. 93년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대규모 사면·복권이 실시돼 함께 형을 선고받았던 동료들은 대부분 사면됐으나 오씨는 제외됐다. 『두 번의 전력이 있기 때문』이라는 다소 석연치 않은 이유였다. 집행유예가 완료된 날로부터 2년이 경과해야만 응시자격이 부여되기 때문에 오씨는 늦깎이 사시공부를 포기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알게 된 모대학 총장의 권유로 다시 시작, 지난 해 1차시험에 이어 11월 2차시험도 통과했다. 11일의 3차면접을 앞둔 오씨가 바라는 것은 특별사면이라는 정부의 배려뿐이다.
『탈락하더라도 담담히 받아 들이겠습니다. 저같은 사람이 노력한 만큼 사회생활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오씨는 결격사유가 소멸되는 내년 12월이후 다시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이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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