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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미디어 시대 ‘테크놀로지 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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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미디어 시대 ‘테크놀로지 아트’

입력
1996.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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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영상 등 활용 ‘새 장르’ 선언/김영진·문주·최정화·조용신 등/젊은 작가 실험적 설치작품 선봬이미지가 쏟아진다. 텔레비전을 켜면 비디오 아트같은 뮤직비디오의 영상이 쏟아지고 컴퓨터 안에선 입체 영상이 소나기를 퍼붓는다. 신문과 잡지 인쇄 매체에서도 색의 향연이 벌어지고, 이젠 신용카드에서조차 자신의 얼굴이 현란한 색채로 새겨진다. 이것은 「홀로그램」. 영사기와 프로젝터, 컴퓨터 같은 하드웨어가 만들어내는 영상의 세계이다.

이 세계가 유화물감과 캔버스를 모태로 하는 순수미술 가계의 적자임을 선언한다.

문예진흥원이 기획한 「기술 대 반기술」전과 표화랑의 「김영진」전은 이제 더 이상 「미술 작업에 틈입한 테크놀로지」를 다루지는 않는다. 이번 전시는 「이제 테크놀로지로 우리는 무엇을 말하는가」에 대한 선언이다. 독특한 오브제로서의 테크놀로지는 이제 주요한 미술 표현의 소재이며, 우리 현실을 발언하는 도구라는 것이다.

올해 5회째를 맞는 「한국 현대미술 신세대 흐름」전의 올 주제인 「기술 대 반기술」은 멀티미디어를 이용, 실험적 설치 작업을 펼치고 있는 공성훈 김영헌 문주 박지훈 석영기 윤애영 이용백 이중재 장동훈 조용신 최정화 등 11명의 젊은 작가군들이 펼치는 미디어 예술의 자기 선언.

미국서 활동하다 최근 귀국한 문주씨는 옛날에 쓰던 떡메에 꿀을 가득 채운 뒤 바닥 부분의 비디오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한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제목은 「달콤한 우리」. 서구적 시각으로 본 우리 문화는 그저 떡메에 담긴 꿀처럼 달콤한 맛일지 몰라도 우린 그안에서 아픔과 역사를 함께 느낀다는 주제를 표현한 것이다. 서양의 오리엔탈리즘적 동양을 꼬집는 것.

프랑스에서 활동중인 조용신·윤애영 부부는 90년 초반부터 프로젝터를 이용한 설치작업에 주력해온 이들. 이번 작품 「새벽」은 세개의 망사 스크린과 중간 톤의 평면 스크린에 어둠 속에서 넘어졌다 일어나는 사람의 모습을 계속해 투사한다. 절망하기와 희망품기를 반복하는 요즘 사람의 모습이다.

요즘들어 부쩍 주목받기 시작한 설치작가 최정화씨는 문명에 의한 환경파괴 이후의 폐허 위에 꽃필 인공현실과 후기적 생태계를 제시하고, 이중재씨는 피가 흐르는 가슴을 부여안고 뛰는 사내의 모습을 비디오로 투사, 전시장 안에는 모조심장을 달아 피를 순환시킨다. 초조한 시간이다.

「복제」작가 석영기씨는 살바도르 달리가 복제한 미로의 비너스를 다시 한번 복제함으로써 독자적 스타일 만들기에 충실했던 모더니즘 시대의 종언을 고한다. 9일부터 20일까지 동숭동 문예진흥원. (02)760―4500

설치 작가 김영진씨는 그리스 신화 속의 외눈박이 거인 사이클롭스의 이미지를 빌어 1백개의 외눈박이 안경, 일안 프로젝트와 외눈박이 아기 이미지를 선보인다. 일방적으로 쏟아지는 자본과 권력의 영상과 이미지 공세를 의미하는 것이다. 작가는 89년 미술대전 조각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95년 리용비엔날레에 참가, 자유롭게 운동하는 물의 이미지를 나타낸 작품을 통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20일까지 강남구 신사동 표화랑. (02)543―7337<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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