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득점 대폭 줄고 중하위권 몰려/재학생,졸업생보다 평균점수 11점이나 높아/언어영역비해 수리탐구·외국어 더 어려워/언어 강세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3.1점 높아97학년도 수학능력시험 채점결과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고득점자수가 지난해보다 현저하게 줄어든 점이다. 고득점으로 통하는 300점이상 득점자수는 지난해보다 5,421명이나 적은 규모다. 320점 이상은 지난 해 6,019명이었으나 이번에는 3,142명에 불과하다. 이를 총응시자 79만5,338명을 기준으로 하면 300점 이상은 1.65%, 320점 이상은 0.47%로 분석됐다. 채점위원장인 서울대 문용린(교육학) 교수는 『상위권 수험생들에 대한 변별력을 높여 난이도를 조절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220점이상 260점 미만은 10만1,255명(12.73%), 180점이상 220점 미만은 15만4,649명(19.45%)으로 180점이상 260점 미만이 전체의 32.18%를 차지, 중하위권 수험생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같은 경향은 평균점수에서도 드러난다.
전체 평균점수는 170.73점(100점 환산시 42.68점)으로 지난해보다 13.5점 하락했다. 특히 상위 50% 이상 수험생들의 평균점수가 14.2점 하락, 전체 평균점수 하락폭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즉 상위권에서 점수 하락폭이 커지면서 동점자가 많이 줄어 변별력이 높아진 반면 중하위권으로 내려갈수록 점수대가 몰리면서 동점자가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영역별 점수◁
언어가 64.72점(120점 만점), 수리·탐구I 22.92점(80점 만점), 수리·탐구Ⅱ 48.03점(120점 만점), 외국어 35.06점(80점 만점)으로 언어영역에 비해 수리·탐구영역과 외국어영역의 점수가 낮았다. 변별력의 정도를 말해주는 표준편차(클수록 변별력이 높음)는 영역별로 언어 18.91, 수리·탐구I 11.63, 수리·탐구Ⅱ 14.73, 외국어 16.32로 언어→외국어→수리·탐구Ⅱ→수리·탐구I순으로 변별력이 높았다. 그러나 수리·탐구I의 경우 평균점수가 28.65점, 상위 50%이상도 37.61점에 불과, 난이도 목표수준인 정답률 40∼50점(상위 50%는 50∼60점)에 크게 못 미쳐 난이도 조정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됐다.
▷계열별 득점◁
계열별 평균 성적은 인문계 171.3점(100점 만점 42.83점), 자연계 174.6점(〃 43.65점), 예·체능계 149.3점(〃 37.32점) 등이다.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의 점수차는 3.3점으로 지난해 점수 차(3.7점)에 비해 다소 적었다. 이를 영역별로 분석해보면 언어와 수리·탐구Ⅱ, 외국어는 인문 자연계열간의 차이가 거의 없었고 수리·탐구I에서만 자연계가 2.4점 높았다. 이는 처음 출제된 주관식 문제의 영향 탓인 것으로 보인다. 자연계열 평균점수가 매년 높게 나타나 대학입시에서 자연계 수험생이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대부분 대학이 계열 교차지원을 금지하거나 감점제를 도입하고 있어 계열역류로 인한 혼란이나 인문계의 불이익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남녀별 득점◁
남녀별 점수는 남학생 169.4점(100점 만점 42.35점), 여학생 172.5점(100점 만점 43.13점)으로 여학생이 3.1점 높다. 지난해 역시 여학생이 평균 0.4점 높았다. 영역별 점수차를 보면 언어영역과 외국어영역에서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각각 평균 3.5점, 1.2점 높은 반면, 수리·탐구I과 수리·탐구Ⅱ영역에서는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평균 1.3점과 0.3점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재학·졸업생 성적◁
이번 수능시험 채점결과, 재수가 수능성적을 크게 향상시키지 못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재학생 평균점수가 174.4점, 졸업생이 평균 163.3점으로 재학생이 졸업생보다 평균 11.1점 높았다. 특히 여학생은 재학생의 성적이 졸업생보다 평균 18.3점 높았다. 수능시험에서의 재학생 강세현상은 94학년도 2차수능시험이후 계속되고 있다. 수능시험 첫 해인 94학년도 1차시험에서만 졸업생이 재학생보다 1.24점 높게 나타났을 뿐 그후 재학생이 졸업생보다 △4.08점(94학년도 2차) △6.78점(95학년도) △5.31점(96학년도) 높았다. 이는 수능시험을 위한 재수는 성적향상에 한계가 있으며 통합교과적 사고력 중심의 문항을 푸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상위 50% 성적◁
평균점수는 216.45점(100점 만점 54.11점)으로 출제원칙에서 지향한 난이도 목표수준인 수험생의 정답률 50∼60%에 적절하게 도달했다. 계열별로는 인문계 215.92점(〃 58.98점), 자연계 224.2점(〃 56.05점), 예·체능계 182.13점(〃 45.53점)으로 자연계가 인문계보다 8.28점 높았다. 영역별로는 자연계와 인문계간의 평균점수 차가 언어 0.46점, 수리·탐구I 4.48점, 수리·탐구Ⅱ 1.4점, 외국어 1.94점으로 수리·탐구I을 제외하고는 큰 차이가 없으며 도수분포는 전영역에서 정상적인 분포를 보였다.
▷채점위원회 견해◁
이번 수능시험에서 통합교과적이고 범교과적인 문항은 89문항으로 지난 해의 76문항보다 13문항 늘어났다. 수리·탐구I의 주관식 문제도 6개나 출제돼 수험생의 체감난이도가 높았다.
이에 따라 수능시험 채점위원회는 수리·탐구I영역의 문항난이도를 적절하게 조절하고 특히 주관식 문항을 정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리·탐구Ⅱ의 경우 탐구사고력을 제대로 측정할 수 있도록 시험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제은행에 저장된 일부 문제를 출제 소재로 활용해 문항의 소재를 다양화하고 문항수를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이충재 기자>이충재>
◎“영역별 가중치 당락 최대변수”/수리탐구·외국어 상위권도 점수편차 커/지원대학 반영방법·비율 꼼꼼히 살펴야
97학년도 수능시험에서 수리·탐구I, Ⅱ영역의 평균점수가 하락한데다 점수 편차도 큰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대학별로 가중치를 부여하는 영역의 성적이 합격여부에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영역별 가중치는 특차지원 뿐 아니라 정시모집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수험생들은 대학을 선택할 때 해당 대학의 영역별 가중치 반영방법과 비율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영역별 점수차=6일 발표된 수능성적 영역별 분포를 보면 통합교과적 문제가 많이 출제된 수리·탐구Ⅱ와 주관식 문항이 6문항 나온 수리·탐구I의 경우 전반적으로 상위권에서도 성적차이가 적지 않았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등이 시험 직후 가채점한 결과에서도 300점대와 340점대의 수리·탐구I 평균점수차가 15점이나 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인문계의 경우 수리·탐구I, 자연계는 수리·탐구Ⅱ 및 외국어영역의 점수차가 컸다.
◇주요대학 가중치=서울대는 수리탐구I(만점 80점)과 외국어영역(〃 80점)을 인문계 100점 만점으로, 자연계 108점 만점으로 환산해 입시전형에 반영한다. 같은 점수를 받은 학생이라도 이들 과목에서 나은 점수를 받은 학생은 입시에 훨씬 유리해진다.
고려대도 총점 750점 중 수능성적을 450점으로 환산, 인문·예체능계는 외국어영역을, 자연계는 수리탐구I 영역을 각각 130점 만점으로 환산, 평가한다. 포항공대는 언어 및 외국어영역 성적은 전형에 반영하지 않는 대신 수리탐구I, Ⅱ영역의 성적만 반영한다. 이밖에 이화여대, 가톨릭대, 중앙대 등 33개 대학이 가중치를 부여한다.
◇적용예=수능점수를 똑같이 320점을 받아 서울대를 지원한 A, B학생이 수리·탐구I에서 각각 60점과 55점을 받았다면 서울대의 가중치 적용기준에 따라 A학생의 수리·탐구I성적은 75점, B학생은 68.8점이 돼 원래 점수차인 5점에서 6.2점의 차이로 전형에 반영된다. 이화여대 자연과학부 특차전형에서는 언어 273점, 수리·탐구I 273점, 수리·탐구Ⅱ 273점, 외국어 181점등 총점 1,000점으로 환산하기 때문에 가장 가중치가 높은 수리·탐구I 성적이 각각 60점과 55점인 학생들에게 적용되는 실제점수는 각각 204.8점과 187.7점으로 17점 차이가 난다.<최윤필 기자>최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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