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줄 알고 제사까지 지냈는데…』김경호씨의 맏형이 서울에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6일 밤 서울 여의도 KBS에서 기자들과 만난 맏형 경태(70·은평구 대조동)씨는 40년 넘게 소식이 끊겼던 동생이 살아 있다는 소식이 믿기지 않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경태씨는 『동생 가족이 한꺼번에 북한을 탈출한 게 사실이냐』고 되묻고는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남동생 3명과 여동생 1명을 뒀다는 경태씨는 『네째 경호는 나와 가장 많이 닮았다』며 당시 생이별 순간을 회상했다. 『해방후 국군에 입대해 육군본부와 지리산 토벌부대에서 근무하다 6·25를 맞았어요. 전쟁이 끝나고 이태원 집에 와보니 막내동생 경희만 있고 나머지 동생들은 온데 간데 없더군요』 경태씨는 『당시 한 미군장교가 경호씨를 무척 귀여워해 전쟁후 그를 따라 미국으로 간 것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경태씨의 다른 동생들은 서울에서 살다가 사망했다.
『동생 가족이 오면 따뜻한 밥부터 지어줘야겠어요. 그리고 나서 부모님 묘소도 찾아 뵙고요』 경태씨는 동생의 생환이 고희를 맞은 자신에게 하늘이 준 최대의 선물이라며 기뻐했다.<홍덕기 기자>홍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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