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여성들은 패션으로 개성을 표현하고 싶어한다. 교복입은 여학생이라고 예외가 아니다.최근 일본에서는 여학생들 사이에 목이 긴 양말을 헐렁하게 흘러내리도록 신는 패션이 폭발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루즈 삭스(Loose Socks)라 불리는 이 양말패션은 흰색의 양말을 그저 헐렁하게 신는 것이지만 도쿄의 신주쿠나 시부야 등 패션중심지는 물론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머리카락을 염색한 소위 「날라리」가 아닌 성실한 교복차림의 여학생들도 이 유행 대열에 가담하고 있다.
여러 해 패션에 종사한 필자의 눈에 이 양말패션은 결코 멋있어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왜 이런 유행이 생겼을까. 일단 교칙에 대한 저항으로 볼 수 있다. 교칙제일주의의 학생문화에 저항하려는 심리적 기제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목이 길고 흘러내릴 듯 하지만 흰 양말이 교칙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어서 「체제내의 반항」이 가능하다.
70년대 유행한 래그워머(발목주위를 따뜻하게 하기 위해 신는 두텁고 바닥이 없는 양말)와 비슷한 흰 양말은 4,000-8,000원 정도. 적은 돈으로 구입이 가능해 친구들과 쇼핑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흘러내리는 정도나 길이의 변화로 친구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연출할 수도 있다.
처음에는 아버지의 큰 양말을 신어 흘러내리게 착용했으나 요즘에는 유행붐을 타고 아예 흘러내리도록 디자인된 양말들이 판매되고 있다. 모양이 좋은 것도 아니고 칭찬할 만한 패션감각을 엿보게 하는 것도 아니지만 억압적인 학교생활에서 조금이나마 숨통을 트고 싶어하는 심리를 엿보게 해 애틋하다.<서성철 (주)핍스 대표>서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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