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성공사례 불과” 신중속/초유의 안전부요원 동행 등 주목김경호씨 일가족의 탈북은 북한주민들의 대량 탈북사태를 예고하는 것인가.
우선 16명이라는 대식구가 북한을 탈출한 것 자체가 초유의 일인데다 여기에 우리 경찰에 해당하는 사회안전부 요원까지 포함 됐다는 사실은 북한 사회에 심상치 않은 「탈북 기류」가 형성됐을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통일원·외무부 등의 정부당국자와 대북전문가들은 김씨일가 탈북사건을 17명이라는 숫자보다는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즉 94년 김일성 사망이후 늘어나기 시작한 북한주민들의 탈북 추세에서 이번 사건을 봐야 하며, 북한체제를 근본적으로 뒤흔들만한 엑서더스식 대량탈북의 서막으로 예단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기존 귀순자 중에는 사회안전부 요원보다 신분이 높은 외교관, 고급장교, 공작원도 다수 있다.
김씨 일가의 탈북과정에는 재미교포 가족, 즉 외부의 「돈」과 「지원」이 개입된만큼 하나의 탈북 성공사례로 간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는 것이다. 김일성 수행기자출신인 이항구씨는 『북한 사회를 지탱하는 핵심계층의 체제유지 능력과 의지에 이상이 생겼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만성적 식량난과 중국의 개방, 북한내 친인척을 둔 해외교포들의 상봉시도, 김일성 사망에 따른 주민들의 허탈감 등 내외의 요인이 더해져 탈북자 수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통일원에 따르면 탈북 귀순주민은 91년 9명, 92년 8명, 93년 7명에서 94년 47명, 95년 26명, 96년 43명(11월 기준)으로 급증했다. 또 제3국에 체류중인 북한탈출 주민은 1천∼2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정부당국은 파악하고 있다.<김병찬 기자>김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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