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정권잡은후 딸에 준돈 전달안됐다”/서울 처삼촌 “너무 갑작스러운 일 얼떨떨”김경호씨일가의 탈북에는 미국 뉴욕에 있는 김씨의 장인 최영도씨(79)와 서울에 있는 처삼촌 최전도(68·서울 송파구 잠실 장미아파트 29동 1102호)씨 등 가족의 도움이 결정적 이었다.
○…미국 뉴욕의 플러싱에 살고 있는 최영도씨는 전화통화에서 『6살때 헤어져 불쌍하고 아버지로서 미안하다』며 『일단 (딸이) 안 굶어죽게 된 게 다행이고 한편으로는 북한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영도씨는 지난 7월께 딸 현실씨가 전화로 탈북의사를 알렸고 지난달 25일께에는 탈출했음을 알리는 전화를 미국에 걸어와 며느리를 옌지(연길)에 급히 보냈다고 말했다. 며느리가 모든 경비를 대며 홍콩까지 탈출에 동행했다는 것이다. 영도씨는 두차례에 걸친 심장수술로 건강이 좋지 않아 직접 중국에 가지못했다.
영도씨는 딸에게 들은 북한사정에 대해 『(딸과) 편지연락하면서 돈 잘 받았다는 연락왔는데 김정일이 정권 잡고부터는 편지 필체가 딸 필체가 아니고 내용도 이상했다』며 『그래서 연락을 해보니 돈을 잘 못 받고 결국 (당국에서) 돈을 다 뺏고 안준다』고 전했다. 또 북한주민들은 죽을 끓여먹고 살고 있으며 회령에서만도 하루에 4명씩 굶어죽고 있다고 덧붙였다. 죽도 끓일 때는 냄새가 나서 사람들이 몰려올까봐 무서워서 밤에 몰래 끓여 먹는다는 것이다.
현실씨는 영도씨의 1남6녀중 장녀로 현실씨를 제외한 나머지 직계가족들은 모두 미국 뉴욕에 살고 있다. 영도씨는 6·25때 가족들을 데리고 월남했으나 『현실이만큼은 우리가 데리고 있겠다』는 어머니(현실씨의 할머니)의 만류로 현실씨만 북한에 남게 됐다.
○…최전도씨는 서울 중랑구 면목2동 131의 4에서 베델의원을 경영해 왔다. 전도씨의 베델의원은 지난해부터 장남 철욱(43)씨가 맡아 운영하고 있다. 전도씨는 탈출성공이 알려진 5일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으나 철욱씨는 기자와 만나 소감을 말했다.
철욱씨는 『말로만 듣던 사촌형제를 만난다고 생각하니 기쁘면서도 너무 갑작스럽게 이뤄진 일이라 당혹스럽기도 하다』고 얼떨떨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철욱씨는 『아침방송을 듣고서야 탈출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며 『아버지께서 평소 미국에 계신 큰아버지(최영도)와 북한에 있는 친척들이 서로 서신연락을 하고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철욱씨에 따르면 아버지 3형제는 1·4후퇴 당시 월남했다. 아버지는 북한에서 의학공부를 마친 상태였기 때문에 서울에서 병원을 개업했고 큰아버지는 30년전 미국으로 이민갔으나 작은아버지는 돌아가셨다.
철욱씨는 아버지와 사촌들의 탈북사건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대답을 피하면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고 양해를 구했다.<뉴욕=조재용 특파원·박일근 기자>뉴욕=조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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