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 총재의 야권후보 단일화론이 점차 구체성을 띠어가고 있다. 김총재는 4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내년 대선에서 야권단일화후보는 무엇보다 당선가능성이 많은 사람이 지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후보단일화를 공식화한 이후 처음으로 「당선 가능성」을 단일후보 결정의 최우선 조건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는 최근 자민련이 구체적인 「표분석」 등을 통해 DJ로의 단일화보다는 JP로 단일화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당선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과 맥락이 닿아있다. 그는 「후보단일화가 이루어진후 대통령이 아닌 총리를 맡을 용의는 없는가」라는 질문에 『내각제를 하자는 것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뜻이 아니다』며 『대통령이 된다면 2년3개월만에 대통령직을 사퇴하면서 15대 국회 임기말에 내각제 개헌을 실현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이대목에서 『나에겐 잠들기전에 가야할 몇마일이 남아있다』는 프로스트 시의 한구절을 인용, 『「잠들기 전」이란 말은 정계를 떠나기 전을, 「가야할 몇마일」은 내각제를 의미하는 것으로 내각제에 대한 나의 확고한 결의를 강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곧바로 「정계은퇴」 등으로 확대해석하지 말아달라는 주문이었다.
한편 그는 「줄탁동기(구졸탁동기)」라는 자신의 97년 신년휘호를 소개하면서 『병아리가 알 껍데기에서 바깥세상으로 나갈 때가 됐음을 알리고(줄), 이에 어미닭이 밖에서 껍데기를 조금 쪼아주는 것(탁)이 서로 맞아떨어져야 한다』며 「때」의 중요성을 은연중 강조했다.<홍윤오 기자>홍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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