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별 화성은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가장 높은 별로 예부터 인간이 감히 불순한 생각조차 가질 수 없는 두려운 존재였다. 티그리스 유프라테스강 유역에 고대바빌로니아문화를 일궜던 민족의 하나인 칼데아사람들은 이 별엔 전쟁과 죽음의 신 「네르갈」이 산다고 생각했다. 이들의 이러한 믿음은 로마의 군신 「마르스」신화로 이어졌다. 칼데아사람들은 일찍부터 하늘에 관심을 가졌다. 점성술사를 뜻하는 「칼데안」(CHALDEAN)이란 말은 바로 여기에서 유래한다. 특히 이들은 주위에 있는 별보다 더 빛나면서도 일반 별들과는 관계없이 움직이는 화성 목성 금성 수성 토성에 주목했다. 이 다섯개의 별에 신들이 살면서 역병 한발 지진 홍수 등 자연현상은 물론 인간의 운명을 마음대로 한다고 믿고 신성시했다. 특히 전쟁과 죽음의 신이 사는 화성에 대한 두려움은 컸다.
화성은 칼데아사람들의 이러한 생각을 뒷받침이나 하듯 지금까지 인간의 도전을 물리쳐 왔다. 62년과 64년에 각각 발사된 소련의 「마르스 1호」와 미국의 「마리너 3호」가 임무수행에 실패한 뒤를 이어 지난 11월16일 소련이 야심차게 쏘아올린 「마르스 96호」도 40시간 만에 호주근처 남태평양에 추락했다.
미국은 11월7일 화성 대기탐사선 「마스 글로벌 서베이어호」를 발사한데 이어 3일 새벽 「소저너」(SOJOURNER)란 미니 로봇을 델타 로켓에 실어 화성으로 띄워 보냈다. 이 소형 로봇은 97년 7월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화성에 착륙, 화성생명체의 비밀을 밝힐 기초적인 탐사활동을 펴게 된다.
군신 「마르스」가 이 도전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관심거리지만 미국은 2005년까지 10개의 탐사선을 보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는 우주개발 차원에서도 큰 의미를 지니는데 「한미 미사일양해」란 묘한 각서에 묶여 우주개발에 필수적인 미사일 개발조차 마음대로 못하는 우리의 처지가 안타깝기만 하다. 21세기는 본격적인 우주개발 시대라고 한다.<논설위원실에서>논설위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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