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복수노조 허용으로 자동차산업 붕괴”/노동법개정안 “나라 망치는짓” 원색비난도 『이대로 내버려두면 국가경제가 위험하다』
4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국회경쟁력강화특위(위원장 장재식)와 국제경쟁력강화민간위와의 간담회는 최종현 전경련회장의 「경제위기론」 강조로 분위기가 무거웠다. 이날 모임은 오찬을 겸한 의원들과 그룹 경영자측의 상견례 자리였다.
먼저 최회장이 인사말을 통해 『지난 89년이후 경제계는 정치적 민주화의 대가를 많이 지불했다』며 『특히 주사파가 노동계에 침투, 민주노조의 탈을 쓰고 활동하는 바람에 더욱 어려웠다』고 노동운동에 강한 불신감을 나타냈다.
최회장은 이어 『그동안 세계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 임금이 5백%나 상승했다』며 『기업은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기술·자본집약적 산업으로 전환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이를 위해서는 10∼2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적자가 2백억달러에 이르러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적자국이 됐다』며 동남아 순방때 긴급명령 발동을 김영삼 대통령에게 건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긴급명령의 골자로 △5년간 모든 기업체 직원 임금동결 △금리 대폭 인하 등을 거론했다. 그는 또 정부가 확정한 노동법 개정안과 관련, 『나라를 망가뜨리려면 무슨 짓을 못하느냐』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에대해 장위원장은 『경상수지 적자폭이 국내총생산(GDP)의 4∼5%선에 이르는 것은 성장둔화와 다소간의 경기침체라기 보다는 구조적 요인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말해 경제위기론에 공감을 표시했다.
장위원장은 경제위기 극복 처방에 대해 『국회, 기업, 국민이 모두 합심해 장기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이어 열린 비공개간담회에서 일부 신한국당의원들은 『기업들의 어려움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기업주들이 너무 경제위기를 부각시키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기업주들은 그동안 경제성장과정에서 국가와 국민들이 기여한 점을 인식, 스스로 기술개발 등을 통해 경쟁력를 향상시키는 노력을 선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재계인사들은 『영국에서도 복수노조를 허용하는 바람에 자동차공업이 붕괴했다』는 등의 선진국사례를 들어가며 복수노조 허용방침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담회에는 장위원장, 이응선 박상규 어준선 김문수 의원 등 의원 10여명과 최회장, 정세영 현대자동차 명예회장, 강진구 삼성전자 회장 등 재계인사 30여명이 참석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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