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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피자·자장스파게티·된장소스 스테이크…/요리엔 국경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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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피자·자장스파게티·된장소스 스테이크…/요리엔 국경이 없다

입력
1996.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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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리의 국경이 사라지고 있다. 문화의 고유성을 보여주던 전통요리가 다른 나라의 요리법과 재료를 받아들이면서 된장소스를 얹은 스테이크, 토마토소스대신 자장을 쓴 스파게티가 등장하고 있는 것. 불과 2∼3년전부터 일기 시작한 이 움직임은 급속한 세계화바람과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신세대의 입맛과 맞물리면서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서양요리에 간장, 참기름, 겨자, 된장 등 동양음식의 조미료가 곁들여지고 중국식의 움푹한 프라이팬이 프랑스식당 주방에 등장했다. 유럽에서 태국요리가 인기를 끌면서 태국식의 매콤새콤한 소스가 스테이크에 곁들여지기도 한다.

 문화적 자존심이 강한 프랑스요리도 이러한 흐름에서 예외가 아니다. 거위간은 프랑스 요리에서 3대 별미의 하나로 꼽히지만 한국 사람들은 느끼한 맛 때문에 꺼려하기도 한다. 요즘 국내 프랑스식당에 가면 참기름과 깨소금으로 무친 시금치에 거위간을 곁들인 전채요리를 맛볼 수 있다.

 최근 등장한 케이준스타일의 스테이크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전래되던 방법으로 요리한 것이다. 생선이나 고기에 향신료의 일종인 케이준을 바르고 뜨거운 팬에 구으면 케이준을 바른 부분이 까맣게 변하면서 매콤한 맛이 난다.

 국내에 소개된 이태리음식은 엄밀히 말해서 미국식으로 변형된 요리이다. 밑반죽을 빵처럼 두껍고 부드럽게 반죽해 오븐에 구워내는 게 정통 이태리식 피자라면 국내에서 밀가루 반죽을 얇게 하고 치즈를 많이 올려 후라이팬에 구워내는 방식은 미국에서 요리되는 방식이다.

 「LA팜스」 「T.G.I 프라이데이」 「코코스」 등 미국식 패밀리레스토랑은 이러한 다국적경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국 중산층의 음식문화를 기본으로 한 이들 레스토랑의 메뉴에는 스파게티, 피자, 카레, 멕시코의 닭날개튀김요리 버팔로윙, 타코샐러드, 우리의 구절판과 비슷한 파이타 등이 인기메뉴로 소개된다. 이곳에서는 우리나라 사람의 입맛에 맞춰 소스를 순화하거나 밥위에 스튜를 끼얹는 등 다른 나라의 요리법을 차용하기도 한다.

 조선호텔의 레스토랑 「나인스게이트」의 주방장 이민씨(36)는 『수입개방으로 파슬리 베이질 다임 등 예전에는 구하기 힘들었던 향신료가 소개되면서 각국의 요리를 크로스오버하려는 노력이 더 활발하다』고 설명한다.<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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