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싸고 대리점과 마찰 송금안돼 자금난 중소신발업체 공동브랜드 「귀족」을 판매해 온 신발공업협동조합(이사장 강휘복)이 부도를 냈다.
신발조합은 중소기업은행 창신동지점에 3일 돌아온 4억9,000만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를 낸데 이어 4일 농협 삼성동지점에 돌아온 5억원의 어음도 막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됐다.
신발조합은 그동안 전국의 110개 「귀족」상표 취급대리점들과 제품의 품질과 대금결제문제로 마찰을 빚어오다 지난달초부터 대리점들이 대금송금을 중단하는 바람에 심한 자금난을 겪어오다 결국 부도사태를 맞게 됐다.
조합측은 기술신용보증기금 등 금융기관에 긴급 자금지원을 요청했으며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기 때문에 곧 자금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불투명한 상태다.
올해초 신발조합소속 41개 중소구두업체들이 대기업의 유명구두상품에 대항하기 위해 탄생시킨 「귀족」상표는 출범 당시 제화시장에 중소업체 회오리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주목됐다.
그러나 9월부터 납품을 둘러싸고 일부 대리점들이 『당초의 약속과는 다르다』며 신발조합 이사장과 간부진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불협화음이 일었다.
전국의 110개 귀족구두 대리점들은 『신발조합이 계약과는 달리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일방적으로 공급하는데다 일부 대리점에게만 물량을 편파적으로 공급하는 등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귀족구두 전국판매점협의회」를 구성해 물품대금 지급거절 등 초강경조치로 맞서왔다고 밝혔다.
판매대리점들은 『그동안 귀족제품이 당초의 약속과는 달리 금강제화 에스콰이아 엘칸토 등 유명 구두업체의 제품보다 품질과 디자인이 떨어져 판매에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밝히고 있다.
대리점들은 현 집행부의 퇴진을 요구해왔으며 조합의 강이사장과 김용범 전무 변종호 실장은 이날 사표를 제출했다.
중기청관계자는 『귀족구두 대리점들이 신발조합이사장과 일부간부들의 퇴진이 이뤄질 경우 대금송금을 재개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새로운 귀족집행부가 구성되면 정상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귀족’이란◁
4일 부도를 낸 한국신발공업협동조합의 공동상표인 「귀족」은 지난 2월 금강제화 에스콰이아 엘칸토 등 기존의 유명구두 3사에 시장을 잠식당해 존망의 기로에 빠진 중소업체들의 마지막 자구책으로 태어났다. 「귀족」 참여업체들은 출범초기 신사화 숙녀화 등 5개 품목을, 품질은 유명상표보다 우수하지만 가격은 3만∼4만원대로 저렴하게 공급하겠다고 선언, 매달 대리점이 20여개씩 늘어나는 등 호조를 보였으나 최근 대리점과의 갈등으로 파국을 맞게 됐다.<황유석 기자>황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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