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우며 특별담화문 초안 90% 직접 수정정부의 노동관계법 개정안 확정에는 숱한 뒷얘기가 있다. 부처별 또는 당사자들 사이에 얽히고 설킨 이해와 입장은 많은 우여곡절을 낳았다.
○…청와대 비서실은 지난달 10일 당정회의를 계기로 「주도권」이 이수성 총리가 위원장인 노사관련 개혁추진위(노개추)로 넘어가자 마음졸이며 정부내의 논의과정을 지켜봤다는 후문이다. 노개추와 실무추진위 멤버가 아닌 사회복지수석실과 경제수석실은 어느 정도 의견을 같이 하는 노동부 및 경제부처와의 간접대화를 통해 마지막까지 정부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고자 애를 먹었다. 이석채 경제수석은 지난달 29일 이총리의 대통령 보고직후 김영삼 대통령과 독대, 소신을 밝혔고 박세일 사회복지수석은 개인적으로 가까운 이총리와 비공식적으로 의견을 나눴다는등의 소문이 나돌고 있지만 당사자들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지난달 10일부터 본격 추진된 정부의 노동법 개정안확정에는 이총리의 조정자적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는게 정설이다. 김대통령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은 이총리는 1일 총리공관에서 열린 관계장관협의회에서 박재윤 통산과 진념 노동장관이 대체근로제도입을 놓고 이견을 보이자 『내가 알아서 결심하겠다』고 밝히는 등 고비때마다 자신의 역할을 미루지않았다. 이 때문에 이총리는 2일 특별담화문 초안을 밤을 지새우며 첨삭가필, 90%에 달하는 분량을 수정해 비서실직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래서인지 담화문에는 「고심했다」 「안타까웠다」 「진력했다」 등의 어휘가 많이 들어가 있다. 이총리는 법학자답게 담화문 초안의 『(이 개정안은) 우리의 현실에 맞는 「지킬 수 있는 법」으로 만들고자 노력했다』의 구절에서 「지킬 수 있는 법」대신 「지켜야할 법」으로 자구를 수정하기도 했다.
○…노동부는 부처간 협의과정에서 통상산업부 등 경제부처가 연합전선을 구축, 경제회복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재계의 요구사항을 관철하기 위해 총공세를 전개하자 총리실의 지원을 받아 방어하는데 애를 먹었다는 후문. 통산부는 노개추 회의에서도 『사용자의 파업기간에 임금지급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 형사처벌해야 한다』고 막바지 공세를 펼쳤으나 노동부는 『파업기간에 임금지급문제로 파업할 수 없다』는 당초의 노동부안이 통산부의 요구때문에 한발 후퇴한 사실을 들어 버티기에 성공하기도 했다.<남경욱·이영섭·김경화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