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여야 모두 의료용 허용 반대미국 공화·민주 양당이 불법 마약을 의학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한 일부 주의회의 결정에 대해 일제히 반대하고 나섰다.
애리조나와 캘리포니아주 의회는 각각 지난달 의사처방을 받으면 불법적인 마리화나나 LSD 헤로인 히로뽕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암이나 에이즈 기타 불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이 법을 제정했다는 것이 입법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연방 의회는 이 법이 제정됨에 따라 불법 마약거래가 늘어나고 마약중독자들도 양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따라 상원 사법위원회는 2일 이 법을 놓고 청문회를 열었다. 청문회에서 공화·민주의원들은 일제히 애리조나와 캘리포니아주가 통과시킨 법에 강력히 반대했다. 지금까지 빌 클린턴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에 상대적으로 미온적이었던 공화당 의원들도 민주당의 의견에 적극 동조했다.
오린 해치 사법위원장(공화)은 『애리조나와 캘리포니아의 새 법으로 인해 마약이 더욱 범람하게 됐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연방차원에서 강력한 반 마약법을 제정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애리조나주출신 잔 킬 상원의원(공화)조차 『애리조나와 캘리포니아주에서 어떻게 이같은 법안이 통과될 수 있었느냐』고 반대의사를 분명히했다.
「마약과의 전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배리 매커퍼리 백악관 국립의학통제국장도 『한마디로 이 법은 난센스』라며 『이 법으로 인해 마리화나 중독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거들었다.
애리조나주 의학정책개혁국 마빈 고헨 국장만이 유일하게 이 법을 옹호하고 나섰다. 그는 『새 법은 의학적으로 마약이 필요한 사람에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일뿐』이라고 해명했다가 집중 공격을 당했다.
해치 사법위원장은 클린턴행정부에 내년 1월1일 이전까지 이 법에 대한 입장을 서면 제출하라고 「명령」하는 등 공화당이 오랜만에 민주당 정부를 돕고 나섰다.<권대익 기자>권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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