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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젊게 보여야 살아남는다(지금 이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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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젊게 보여야 살아남는다(지금 이곳은)

입력
1996.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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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간부들 ‘살깎는 고통’『젊고 건강미가 넘쳐 보여야 직장에서 오래 살아남는다』

프랑스 기업의 40∼50대 중·장년 간부들이 이같은 강박관념에 쫓겨 「외모 가꾸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성형수술마저 꺼리지 않는다.

통계조사에 따르면 10년전만해도 성형수술 인구의 1∼2%에 불과했던 남성비중이 최근에는 15%수준으로 10배가량 증가했다. 수술을 받는 남성의 대부분이 기업체 중견 간부들이며 성형부위도 젊게 보일 수 있는 곳에 집중돼 있다는 게 의사들의 설명이다.

특히 대머리인 간부들은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제 나이보다 몇살씩이나 더 들어 보이는 치명적인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모발을 심는데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중·장년층이 받는 성형수술의 70%가 모발이식 수술분야다.

머리숱에 문제가 없는 간부들은 헤어스타일이 경쟁사회에서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고 보고 이 부분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파리에는 남성들을 위한 특수이발 코너를 신설하는 미장원들이 앞다투어 생겨나고 있다. 또 다이어트와 피부 등 외모를 종합적으로 관리해주는 「살롱 드 보테」라는 남성전용 미용원들도 성업중이다.

군살빼기는 기본이다. 날렵하고 건강한 몸매를 만들기 위해 체력단련과 다이어트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이들의 구미를 맞추느라 파리의 고급 식당들은 대부분 저칼로리 식단으로 짜여진 풀코스 메뉴들을 도입하고 있다.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기 위해 포도주 대신 생수로 목을 축이는 경향마저 나타나고 있다.

고용알선 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심리학자 장 클로드 코헨은 『실업(프랑스 경우 12%)과 해직의 공포 등 불확실성이 높은 사회일수록 중년층들은 외모상의 불리를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마련』이라며 『실제로 외모가 조직사회에서 중요한 평가기준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파리=송태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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