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연에 연연 배타주의적 특권의식 가득/의사결정권 독점 대학본부부터 개혁을”「서울대는 지난 역사를 자축하기에 앞서 식민지 고등교육 폐습의 청산과 분단대학의 극복을 위한 자성부터 해야 한다」 서울대 교육학과 김기석 교수가 학내의 중앙집중식 관료주의와 특권의식을 비판하는 글을 2일자 「대학신문」에 게재, 눈길을 끌고 있다.
김교수는 「서울대, 제국대 모델 벗지 못한 국립대학」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서울대가 46년 개교이래 일본 제국대학으로 상징되는 엘리트적 특권의식, 즉 타대학과 공유할 수 없는 배타적·귀족적·분파주의적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같은 특권의식은 통일된 정체의식이 아닌 단과대학·학과별로 「원초적 학연」에 사로잡혀 90주년, 1백주년을 자축하는 형태로 나타나 「대학·학과간 견제와 대립, 관악산 환경파괴의 극치를 보여주는 첨단 고층건물과 장마철마다 천장이 새는 군 막사같은 건물의 병존」이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교수는 또 의사결정권을 독점하고 대학자치를 억누르는 대학본부 청산을 강한 어조로 제안했다. 그는 『행정부서가 자리한 건물은 아직도 (대학)본부』라며 『실제로 식민지 점령군 부대처럼 의사결정이 독점된 이른바 권력의 핵심부』라고 질타했다. 그는 『10여년전 교수협의회가 주축이 돼 총장직선제를 성취했지만 통제장치가 교육부에서 본부로 바뀌었을 뿐 본부가 더 세부적으로 통제할 줄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개탄하고 『조정기능을 제외한 학생선발권 등 권한을 본부에서 대학으로, 대학에서 학과로 이전하는 것이 대학민주화의 정도』라고 주장했다.
김교수는 『개교 50주년을 맞은 서울대가 축제분위기에 휩싸여 반성해야 할 것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며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아 1백년 역사를 엮어 나가야 한다는 취지에서 글을 썼다』고 말했다.<최윤필 기자>최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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