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없이 ‘전화대 전화’ 통화 불법규정/기업 사업참여 막아 국제경쟁력도 뒤져저렴한 시내전화요금으로 국제전화를 이용하는 인터넷 폰의 실용화를 가로막는 전기통신사업법의 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 일본, 유럽 등 대부분의 국가들이 내년 초 인터넷폰으로 싼 국제전화를 이용하게 되는데 우리나라 기업과 국민들만 계속 비싼 요금을 내고 국제전화를 쓰게 될것을 우려하는 지적이다. 법개정이 늦어지면 기업들의 사업참여준비도 늦어지고 98년 통신시장개방과 맞물려 외국인터넷폰 사업자에게 좋은 일만 시켜줄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마이크와 스피커를 갖춘 컴퓨터간에 인터넷전용선을 이용한 통화로 시작된 인터넷폰은 「PC대 전화」를 거쳐 「전화대 전화」로 통화하는 기술까지 발전했다. 이스라엘 보컬텍, 미 IDT, GXC사 등 전문업체들은 최근 전화대 전화방식의 인터넷폰 소프트웨어를 개발, 상용화에 나섰다.
인터넷폰은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이 최대 이점. 양쪽의 시내전화 요금에 약간의 비용만 부담하면 된다. 전화대 전화 인터넷폰으로 미국에 전화를 걸 경우 현재의 국제전화요금(데이콤의 표준시간대 분당 1,190원)보다 70∼80%정도 싸진다. 현재 실용화된 PC대 전화의 분당 159원보다 크게 비싸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대우, 현대, 삼성 등 대기업이 전화대 전화 인터넷폰 사업에 참여의사를 밝혔으며 인터넷 서비스업체(ISP)들도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브이플러스는 보컬텍과 인터넷폰 국내 공급계약을 체결, 판매준비를 완료한 상태다.
외국에서는 인터넷폰을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가 인터넷폰을 규제할 근거가 없슴을 밝히자 AT&T 등 대형 통신사들이 인터넷폰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있다. 국제전화요금이 비싼 일본과 유럽도 관련 법규를 정리,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에서의 인터넷폰 실용화는 관련법규때문에 시기를 점칠 수 없는 형편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전화대 전화 인터넷폰 사업은 명백히 전화사업이며 이는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상 엄연한 불법행위』라며 『인터넷폰 허용은 관련 법규를 전면 개정하는 내년 하반기나 가능하다』고 말한다.
인터넷폰 사업을 준비중인 업계는 새기술을 이용해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 법규때문에 제동이 걸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브이플러스 최찬규 부사장은 『규제만 강요한다면 기업 경쟁력이 떨어질뿐 아니라 통신시장이 개방되는 98년에 외국업체에 의해 국내시장이 급속히 잠식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전문가들도 정부가 업계의 주장을 무시하고 무조건 규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지적한다. 통신개발연구원 윤준수 주임연구원은 『세계적 추세인 인터넷폰을 국내서만 규제한다고 실효를 거두기 어려울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도태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인터넷폰이 그림의 떡이 안되도록 실무자협의체를 구성해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전국제 기자>전국제>
◎인터넷폰 왜 싼가/디지털 전송… 1개 회선 20명까지 이용
최근 실용화된 「전화 대 전화」 인터넷폰은 컴퓨터를 통해야 하는 종전 방식과 달리 송수신자 쌍방이 컴퓨터가 없더라도 전화를 중계하는 인터넷폰 서버를 이용해 상대방과 통화하는 방식이다. 이용자가 인터넷폰 서버에 전화를 건뒤 「상대방 전화번호를 입력하십시오」라는 자동안내에 따라 현행 일반전화와 똑같이 통화하고자 하는 상대의 전화번호를 누르면 통화가 이루어진다.
인터넷폰으로 국제전화를 걸면 송수신자 쌍방의 시내전화요금에 인터넷전용선 이용료를 더한 비용을 내게되는데 현재의 국제전화에 비해 훨씬 싼 가격이 가능하다. 음성데이터전송방식의 차이로 인터넷 전용선이용료가 국제전화회선 요금보다 엄청나게 싸기 때문이다.
아날로그방식의 현행 전화는 송수신자가 1개의 회선을 완전히 점유한채 통화를 갖는다. 그러나 인터넷폰의 디지털방식은 송신서버가 각각의 음성데이터에 식별코드를 붙인후 디지털로 변환해 1개 회선으로 최대 20명분까지 음성데이터를 전송하면 수신서버가 음성으로 복원한뒤 식별코드를 읽어 각각의 수신자에 전달한다. 1개회선을 많은 사람이 공동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훨씬 싸지는 것이다. 무선전화나 호출기처럼 3∼4자릿수의 전용번호를 부여하면 인터넷폰 전화는 몇개의 숫자를 더 누르는 것 말고는 일반전화와 큰 차이가 없어 빠른 속도로 보편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박형배 기자>박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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