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일성대학이 지난달 26일 개교 50주년을 맞았다. 김일성대학은 원래 1946년 10월1일 7개 학부, 24개 학과에 1,500여명의 학생들을 받아들여 개교했는데 무슨 일인지 개교일을 약 2개월 지낸 후 이날 기념행사를 가졌었다.북한 최고 대학답게 이종옥, 박성철 두 노동당부주석을 비롯, 최광 인민무력부장, 김영남 외교부장 등 화려한 북한 권력층들이 대거 참가하여 김정일 서한을 전하고 격려사를 했다. 남한의 명문인 서울대학은 지난 10월15일 역시 개교 50주년을 맞아 여러가지 행사를 했었다.
남이고 북이고 사회각계의 엘리트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이들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박이 터지게 노력한다. 그리고 그 대학졸업생들은 그만큼 상당한 출세길이 보장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학은 스스로 뽐내는 것으로만 유명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 대학이 정말 훌륭한 인재를 배출하고 훌륭한 연구업적을 남겨 국가 전체적으로는 물론 인류사에 거보를 내딛게 하는 공헌을 하는 것이 인정돼야 명문대학으로서의 품위를 갖는 것이다. 김일성대학 개교 50주년의 구호들을 보면 한심하다. 총장 박관오는 이날 김일성대학이 「수령의 대학」, 「김정일 장군의 대학」임을 강조하고 『대를 이어 수령의 참된 제자가 되어 참다운 충신, 지극한 효자가 될 것』을 역설했다. 무슨 사상이 나오고 이론이 나오고 국제적 논문이 나올 수가 없게 돼 있다.
사정은 다르지만 서울대학 역시 국내에서 갖는 명문대로서의 이미지를 따를 만한 국제적 인정을 아직 받지 못하고 있는 것같다. 국제적으로 인정될 만한 훌륭한 인물을 배출했거나 좋은 연구업적을 지난 50년간 생산하지 못했다. 북한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남한에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명문대학이 성숙돼야 할 것 아닌가.<논설위원실에서>논설위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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