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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잡는 덫·올무/사람까지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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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잡는 덫·올무/사람까지 잡는다

입력
1996.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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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야산 곳곳에 수만개씩 널려/너구리·수달 등 씨말리고 주민들 잇단 부상야생동물을 잡기위해 설치된 불법 수렵도구가 사람까지 위협하고 있다.

국립공원과 인적이 뜸한 야산은 곳곳에 밀렵꾼과 일부 몰지각한 주민이 설치한 올무와 덫 등이 부지기수로 깔려 있다. 최근에는 밀렵꾼이 설치한 사제폭발물에 주민이 부상하는 등 불법수렵도구에 의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야생동물을 잡는 수렵도구는 사람이 걸릴 경우에도 좀처럼 빠져나오기가 힘들다. 쇠줄로 만든 올무에 걸리면 움직일수록 줄이 조여드는가 하면, 나뭇잎 등으로 위장한 덫을 밟으면 골절상을 당하기 십상이다.

덫과 올무 등은 당국에서 관리가 힘들고 멸종위기에 이른 천연기념물을 포획하는 데 쓰여 제조와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일반 철물점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어 현지주민과 밀렵꾼들이 자주 이용한다. 그러나 이같은 불법행위에 대한 단속은 미미해 90년부터 지난해까지 적발된 밀렵 1,450건중 덫과 올무 등을 판매하다 적발된 건수는 107건에 불과하다.

2일 지리산반달곰살리기운동을 벌이고 있는 환경부와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지리산일대에서 3,000여개의 올무와 덫을 제거했다. 산림청이 91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3만여개의 불법수렵도구를 제거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등산로를 제외한 지역은 온통 덫과 올무 등으로 안전한 곳이 거의 없을 지경이다. 환경부관계자는 『지리산일대만 불법수렵도구가 1만여개 넘게 설치되어 있을 것』이라며 『멧돼지 너구리 등은 물론 수달 곰등 희귀종까지 멸종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현지 포수들은 70년대 수십마리나 되던 반달가슴곰이 최근 자취를 감추다시피 한 것도 관리가 엄격한 총보다 덫과 올무 등에 원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산림청 김남균 산림환경과장은 『지리산은 물론 수렵이 금지된 태백산맥과 설악산, 서울의 북한산 도봉산 등 야생동물이 자주 출몰하는 곳에는 올무와 덫이 널려 있다』고 말했다. 김과장은 『인력부족에다 처벌조항도 과태료 50만원이 전부여서 단속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산을 오를 때는 등산로만 이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정덕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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