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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No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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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No라고 말할 수 있다”

입력
1996.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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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등 영입 거대 경제주체 부상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이 정치, 경제적으로 내부 결속을 다지며 확대 재개편된 지역공동체로서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아세안 7개국 정상들은 지난달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비공식 정상회담에서 가입 시기는 결정하지 않았지만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3개국의 정식 회원국 가입을 승인했다. 이로써 회원국이 10개국으로 늘어나게 될 아세안은 인구 5억의 거대한 시장으로 탈바꿈하며 미국, 유럽연합(EU), 일본에 이은 세계 4대 경제주체로 부상하게 된다.

아세안의 확대 작업에 가속도가 붙는 것은 서방 선진국으로부터의 압력에 대비하고 중국에 대한 견제심리가 작용한 측면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세안의 확대는 EU처럼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 단일 권역을 만들어 국제사회에서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잠재돼 있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과 서방국가들이 인권탄압 등을 이유로 강력히 반대한 미얀마의 회원국 가입을 승인한 것과 인도네시아의 동티모르의 정책을 지지한 점은 이같은 아세안의 의도를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회담이 끝난 후 아세안 정상들이 9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무역문제를 노동조건과 인권상황 등에 연계시키려는 어떠한 논의에도 반대한다는 단일의견을 표명키로 한 점도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아세안은 우선 강력한 지역 공동체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2003년까지 아세안자유무역지대실시 등 블록경제체제 실현을 서두르고 있다. 또한 정기적인 군사교류 등을 통한 지역안보체제 구축에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세안의 확대 개편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각국의 경제력 차이가 심해 공통분모를 찾아내기가 힘든데다 주요 사안마다 각국의 입장 차이가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세안의 가장 큰 교역상대인 미국과 EU가 배타적 지역공동체 형성을 반대하고 회원국들의 정치적 상황이 불안한 점도 아세안 확대 작업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기 때문이다.<배국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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