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무원은 한달치 월급을 가지고 암시장에서는 쌀 2.8㎏밖에 살 수 없다. 16인치 컬러TV 한대를 사려면 20년치 월급을 모아야 한다. 북한의 쌀값은 5월 현재 공식적으로 ㎏당 남한돈 31원. 남한의 58분의 1에 불과하다. 「1 북한원=384 남한원」환율을 적용한 것이다. 하지만 암시장에선 무려 1,238배 뛰어 남한보다 21배 비싼 3만8,400원에 거래된다.달걀 1개는 정가(이하 남한돈)로 88원이나 암시장에 가면 4,992원으로 57배나 된다. 돼지고기(1㎏)는 24배, 두부(600g)는 25배 비싸다. 「평양」담배는 한갑에 6,700원이다. 공산품은 간격이 더 벌어진다. 국영상점에 가면 16인치 컬러TV가 49만5,450원. 우리의 2배정도이나 암시장가격은 734만원에 이른다. 소형라디오가 27만5,000원, 자전거는 146만8,000원이다. 북한에서는 당국이 가격을 정하지만 물자가 부족해 국정소매가격과 암거래 가격간에 현격한 차이가 난다. 물가상승률을 보면 이같은 가격구조의 허실을 알 수 있다. 쌀 1㎏이 국정가격으로 90년 27원에서 올해 31원으로 12.9%, 암시장가격은 6,700원에서 3만8,400원으로 473% 인상됐다. 남한은 같은기간 상승률이 38%였다.
북한의 당·정무원 부장급 월평균 임금(92년)은 11만∼12만8,000원이다. 같은해 남한의 행정관리직은 평균임금이 143만2,000원으로 11∼13배 높다. 90년의 8.8∼10.2배 보다 격차가 커졌다. 그렇다면 월급으로 물건을 살 수 있는 구매력의 차이는 어떨까.
92년 남한 사무원(A) 1개월 평균임금은 68만1,000원, 북한 사무원(B)은 2만2,000∼2만6,000원이다. A가 월급으로 쌀만 구입한다면 495.3㎏을 살 수 있다. B는 국영상점에서 875㎏을 살 수 있으나 암시장에선 2.8㎏밖에 사지 못한다. A는 월급으로 맥주를 801병 마실 수 있다. B는 그러나 암시장에서 4병이상을 마시지 못한다. 담배도 A가 68보루를 살 수 있는 반면 B의 구매력은 국영상점에선 2보루, 암시장에선 3.5갑이다.<조철환 기자>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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