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의 모델이 된 풍운아마키아벨리에게 정치의 목적은 오직 하나, 「공고한 지배권을 수립」하는데 있다. 정통성, 수단의 윤리성 따위는 상관 없다. 한번 지배권을 손에 넣으면 그 다음 문제는 그것을 공고히 하는 아르테, 즉 방책·수단에만 있다.
불우한 피렌체의 외교관인 그는 「군주론」의 모델을 한 요절 청년에게서 찾았다. 르네상스의 개념을 창출한 부르크하르트에 의해 역사속에 유폐돼 앙상하게 여윈 체사레 보르자. 로마교황 알렉산드르 6세의 아들로 이탈리아 통일을 꿈꾸다 31세에 스페인 병사들의 칼에 21곳을 난자당해 쓸쓸히 죽은 그의 이름을 시오노 나나미는 연인처럼 정답게 부른다.
나나미는 이탈리아 역사에서 1,000년을 건너뛰어 만난 두 영웅을 한 가닥으로 잇는다. 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스스로 그의 후계자이고 싶어했던 보르자 두 사람이다. 나나미는 로맨틱한 구석은 조금도 없지만 행동의 천재, 현실의 강으로 태연하게 말을 몰고 들어가는 오만한 젊은이 보르자에게서 「우아한 냉혹」을 발견한다.
역사도 아니고 전기도 아니고 소설도 아니면서 동시에 그 모든 것이기도 한 나나미의 문장(일본작가 사외키 고타로). 그 자유에서 오는 엄청난 관용과, 첨예한 전투성으로 보르자를 우리에게 가까운 인물로 만들었다. 한길사 간 8,500원.<이대현 기자>이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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