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계의 무서운 사나이/‘하우PC’‘이매진’/잘나가는 월간지 잇달아 창간잡지계에 무서운 아이가 등장했다. 삼성출판사 김진용 사장(40). 김사장의 기획으로 각각 창간된 컴퓨터잡지 「하우PC」와 대중잡지 「이매진」이 반년도 안돼 잡지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올 6월부터 발행된 「하우PC」와 7월부터 나온 「이매진」은 각각 7만부 가량을 인쇄한다. 동종잡지중 판매량 1위다. 대부분 전문잡지의 발행부수가 1∼2만부에 불과한 현실에 비춰볼 때 이것은 「사건」이다. 전집 전문 출판사로 인식되던 삼성출판사에 대한 이미지도 크게 바뀌었다.
두 잡지의 발행인인 김사장은 기본 구상을 이렇게 말한다. 『「하우PC」와 「이매진」은 성격은 판이하게 다르지만 기본적 기획 아이디어는 사실상 동일하다. 우선 문화적 요소를 강조했다. 「하우PC」는 컴퓨터 잡지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 이야기를 많이 넣고 있다. 「이매진」 역시 대중문화의 각론에 치우치지 않고 그것을 소비하는 대중의 취향과 트렌드를 자세히 들여다 보려 한다』
김사장은 삼성출판사 창업주 김봉규 전 회장의 아들로 92년부터 출판사를 맡았다. 팬시회사인 「아트박스」를 창업하기도 했던데서 그의 「감각」을 엿볼 수 있을 듯하다.
실제로 「이매진」은 다른 대중문화 잡지들과 마찬가지로 영화, 패션 등 장르를 다루면서도 사회문화적 접근을 시도, 나름의 고급스런 「품격」을 보여주며 차별화를 시도함으로써 젊은 세대에 어필하고 있다는 평. 편집은 여느 여성지 못지 않게 과감하고 비주얼하다. 한마디로 요즘의 X세대 대중문화마니아들의 취향에 딱 들어맞는 잡지. 『100만 통신인구를 겨냥한다』는 김사장의 말처럼 컴퓨터 잡지인 「하우PC」는 전 지면의 컬러화, 기술적 내용에 대한 쉬운 접근으로 기존 컴퓨터잡지의 한계를 극복하려 시도했고, 단기간에 그만큼 성공을 거뒀다. 출판계의 난제인 유통 문제는 총판을 통하지 않고 기존 대리점 망을 통한 배급으로 해결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하우PC」는 여타 전문지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있다는 것.
그렇지만 김사장은 「잘 나가는 잡지」에 대한 걱정도 많다. 「이매진」의 경우 늘어나는 다양한 독자층의 구미에 맞추려 하다 보니 초기의 문화비평적 접근이 퇴색하고 기존 여성지와 흡사한 기획과 기사가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는 것이다. 상쾌한 출발을 한 두 잡지의 무서운 기세가 얼마나 어떻게 계속될 지가 관심거리다.<박은주 기자>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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