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보다 2∼3억 높아 “비정상”/우방에 대출사례비 대신 챙긴듯/“실명제법망 피하자” 새로운 수법손홍균 전 서울은행장(60)이 중견 건설업체인 (주)우방으로부터도 거액의 변칙사례금을 받았다는 혐의가 검찰수사에서 포착됨에 따라 손 전행장의 대출비리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검찰에 따르면 손씨는 6월 자신의 소유인 서울 동작구 상도1동 대지 1백76평 부동산을 소병희씨(56)에게 판 뒤 대금 10억원을 현금으로 3차례 나눠 받았다. 소씨는 중견 건설업체인 (주)우방의 이순목 회장과 동서사이로 한 때 이 회사 이사로 재직하기도 했다. 소씨는 검찰조사에서 『내 돈으로 샀으며 이회장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몇가지 이유에서 이 거래가 정상적인 매매가 아니라고 판단, 손씨가 대출사례비로 받았는지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우선 이 돈이 소씨의 진술과 달리 이회장으로부터 나온 사실을 확인했다. 우방은 서울은행으로부터 9백여억원의 거액의 대출을 받은 업체로 건설업계가 전반적으로 불황에 빠지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는게 검찰의 분석이다. 이같은 정황으로 볼 때 손씨가 우방에 대출을 해주고 이회장으로부터 거액의 사례비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또 매각 부동산의 가격이 시가보다 비싸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상도동 주변 부동산업자들에 따르면 이 부동산은 올해 초 9억5천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그러나 금액이 시가(7억∼8억원수준)보다 너무 높아 살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 이 때문에 검찰은 손씨가 부동산이 팔리지 않자 거래업체인 우방측에 부탁해 시가보다 2억∼3억원가량 높은 가격에 매각한 것으로 보고 대출사례비와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손씨가 거래업체로부터 부동산 매각대금을 시가보다 높이는 방법으로 웃돈을 받았더라도 추가로 사법처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검찰관계자는 매매가 당사자간의 자유로운 계약으로 이뤄졌다면 설사 시가보다 훨씬 높게 샀더라도 문제삼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주변에선 손씨의 뇌물수법에 다시 한번 혀를 내두르고 있다. 금융전문가 답게 말로만 떠돌던 「뇌물통장」을 주고받았는가 하면, 법망을 교묘히 피해 부동산 매매 수법까지 동원했기 때문. 검찰은 금융실명제 실시후 이같은 수법이 검은 돈 거래에 광범위하게 이용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검찰은 손씨가 이밖에 다른 업체로부터도 40억원을 대출해주고 3천만원을 받는 등 여러 업체에서 대출사례비를 챙겨온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구속만기일(1일)을 연장해 여죄를 수사키로 했다.<김상철 기자>김상철>
◎우방은 어떤회사/6공때 아파트건설로 급성장/8천여억 자산에 12개 계열사
대구에 본사를 둔 우방그룹(회장 이순목·57)은 6공때 주택 2백만호 건설사업 붐을 타고 급성장했다.
78년 4월 이회장이 직원 5명으로 창립한 (주)우방주택을 모체로 성장을 거듭한 우방그룹은 현재 모기업인 (주)우방과 (주)우방건설 (주)우방개발 (주)우방산업 (주)팔공조경 조방산업 (주)우방랜드 (주)우방과학 우방상호신용금고 GM코리아 구미전문대 정화여중·고 등 총 12개 계열사·학교법인을 두고 있다. 우방그룹은 총자산 8천4백56억원, 총자본금 1천46억원, 매출액 5천7백28억원, 직원 1천3백여명이며 (주)우방건설은 도급순위 35위다.
우방건설은 「집 잘짓는 회사」로 소문이 나 올들어 상반기에만 모두 4만3천7백76세대의 아파트를 건립해 높은 분양률을 보여 명성을 떨쳤고 최근에는 제주 남제주군 73만평부지에 골프장과 콘도 승마장등 대규모 휴양시설 건립을 추진중이다.
대륜고와 영남대 상학과를 졸업한후 대구상고에서 교사를 하다 사업에 뛰어든 이회장은 지난 8월 효성가톨릭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업 인수·합병에 귀재로 통하는 신호그룹 이순국 회장(54)의 친형이다.
이순목 회장은 「2001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유치위원장」과「2002 월드컵경기 대구유치위원장」도 맡고 있다.<대구=전준호 기자>대구=전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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