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이후 새 체제’ 모색강택민(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의 이번 4일간(28일∼12월1일) 인도방문은 50년 중·인 양국간 국교수립이래 중국 최고지도자로는 첫 공식방문이다. 따라서 이번 강주석의 인도방문은 관계개선을 위한 순방차원을 넘어 냉전체제이후의 새로운 전략적 틀 구축의 일환이라는 정치적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이 외교가의 분석이다.
비동맹운동의 지도국이었던 양국은 62년 10월 대규모 국경무력 충돌사건 이후 적대관계로 변했다. 구소련이 붕괴되기전까지 인도는 중국을 견제하기위해 소련과 연대했고 중국은 미국, 파키스탄과 공동으로 인도를 견제했다. 이러한 전략개념은 이제 의미를 상실했지만 국경선문제와 인도내에 망명정부를 수립하고 있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존재 등으로 양국 관계는 껄끄러울 수 밖에 없다.
경제문제를 놓고 볼 때도 양국은 자원이 많고 내수시장이 크다는 공통점이 있는 반면 보완성은 떨어져 이해가 상충된다. 95년 양국간 교역량은 11억6,000만달러 수준으로 급성장하는 추세지만 경쟁적 측면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강주석의 인도방문 등으로 양국관계가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외교적 측면에서 양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대미견제를 위해 인도와 관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인도도 중국 핵무기에 대한 두려움, 영토분쟁 등과 관련된 안보상 위협에 대비해야 되고 나라시마 라오 전 총리이후 시작한 경제개혁의 결실에 중국측의 지원이 필요하다. 인도의 언론들은 강주석의 방문에 대해 「중·인관계 개선의 이정표」 「합작 신시대」 「새로운 경로개척」 등으로 대서 특필,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59년초 반중봉기후 인도에 망명한 달라이 라마는 지금도 중국의 혹이며 인도의 부담이다. 집요한 서방언론들은 계속해서 달라이 라마를 중국의 인권문제와 연계해 보도하며 중국정부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다. 따라서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이 달라이 라마에 대해 어떤 입장정리를 할지 주목된다.
이번 중·인정상외교는 어떤 방식으로든지 양국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전되겠지만 국경분쟁문제를 포함한 정치문제가 근본적으로 해소될 지는 의문으로 남는다.<북경=송대수 특파원>북경=송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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