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조직폭력배가 운영에 관여하는 전국 대도시 66개 유흥업소를 상대로 각종 비리를 집중 수사한다고 한다. 수사의 목적은 조직폭력배들이 대도시 호텔 나이트클럽 등 대형유흥업소 운영에 적극 개입, 조직운영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막자는 것이다. 이런 수사를 한다는 말은 지난날 많이 들어본 것이다. 그런데 비슷한 수사가 자꾸 반복되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대형 유흥업소들이 갖가지 비리와 탈법의 온상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엊그제 호텔 나이트클럽 업주 한 사람이 법원에서 『경찰서와 구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월 700만∼800만원씩을 담당공무원에게 바쳤다』고 담당판사에게 증언했다. 유흥업소 비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를 알 만하다. 담당형사에게 월 40만원씩 바치면 돈은 상급자에게도 올라가 1년동안 심야영업과 미성년자 출입 단속 걱정을 안해도 된다 했다. 폭력 조직의 우두머리들이 수사기관의 고위관계자는 물론, 힘 있는 정치인들과 돈독한 유대를 맺고 있음을 우리는 지난날 여러 사건에서 보아 왔다.
또 한 업주는 구청 관계자에게 900여만원을 주니 불법증축을 눈감아 주더라고 말했다. 담당자가 바뀌면 후임자들이 찾아와 대물림으로 「월사금」을 챙겨간다고 한다. 단속이 있을 때마다 이들이 미리 알려줘 피하거나 대비하게 해주니 더욱 안전하지 않은가.
조직폭력배들이 이들 업소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을 괴롭힌다는 것도 놀랄 얘기가 아니다. 타계한 코미디언 김희갑씨가 그들에게 맞아 갈비뼈가 부러진 유명한 사건에서부터 최근의 댄스그룹 「터보」의 밤무대 출연료 갈취사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연예인 피해사건들은 이들이 유흥가 폭력배들에게 얼마나 시달리는가를 잘 말해 준다. 이처럼 유흥업소의 비리와 탈법은 고질화해 있다. 곪은 환부에 약이나 바르는 식의 연례성 수사는 시간과 인력의 낭비일 뿐이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종기의 뿌리를 도려내는 외과수술적 수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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