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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역사바로세우기」 결실/문화재 평가작업 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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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역사바로세우기」 결실/문화재 평가작업 결과 발표

입력
1996.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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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잔재 청산으로 “명예회복”문체부가 일제강점기에 지정된 문화재 5백3건에 대한 평가작업 결과를 발표함에 따라 광복 51년만에 비로소 부분적으로나마 문화유산분야의 역사바로세우기 결실을 보게 됐다. 문체부는 97년 문화유산의 해를 앞두고 지난 3월부터 일제잔재청산과 민족정기 회복 차원에서 일제가 평가한 우리 문화재에 대한 재정비 작업을 진행해 왔다.

평가 결과는 명칭변경 7건, 등급조정 14건 등 21건으로 총 대상문화재의 약 4%에 그쳤다. 명칭변경 문화재 7건 가운데 일제가 방위에 따라 멋대로 개칭했던 남대문과 동대문이 원래의 이름을 되찾은 것은 뒤늦은 명예회복이라 할 만하다.

또 해인사대장경판고를 해인사대장경판전으로 바꾼 조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민족 고유의 전통정신을 말살하기 위해 해인사경판전을 물품창고와 같은 뜻의 경판고로 왜곡, 불교 성보문화재의 격을 절하시킨 일제의 만행을 바로잡았기 때문이다. 봉선홍경사비갈은 비문에 사적갈비로 돼 있어 봉선홍경사사적갈비로 고쳐졌다. 원각사비도 비문에 명시된대로 대원각사비로, 보광사중창비는 비의 주인공이 보광선사여서 보광사대보광선사비로, 수원성곽은 원래 명칭인 화성으로 환원됐다.

국보로 등급이 상향조정된 문화재 6건은 기법이나 양식 등이 그 시대를 대표할 만한 빼어난 문화재임에도 불구하고 일제가 평가절하했던 것들이다.

익산왕궁리오층석탑은 단층 기단위에 세워진 백제계 사원석탑의 시원으로 조형미가 뛰어나다. 통도사대웅전은 구조가 특이한 건축물로 이번에 금강계단과 함께 국보가 됐다.

용감수경은 고려시대의 것으로 중국 일본등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전적(책)이라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오대산상원사중창권선문은 조선의 세조와 세자, 문신, 학승들의 수결이 있을 뿐 아니라 가장 오래된 한국서적이고 보존 상태도 완벽하다.

청화백자철사진사국화문병은 문양과 조형미가 탁월하며 금동관세음보살입상은 백제말기의 작품으로 은은한 미소에서 내면의 정신성을 찾아볼 수 있다. 96년 1월 현재 국가지정문화재는 국보 2백86건, 보물 1천2백28건, 사적 3백88건, 사적 및 명승 6건, 명승 7건, 천연기념물 2백82건, 중요민속자료 2백25건, 무형문화재 92건 등 2천5백14건이다. 이 가운데 재평가 받은 5백3건은 1934년 일제가 「조선 보물 고적 명승 천연기념물 보존령」에 의해 지정한 것들이다.<이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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