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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이니그마’ 실존문제 다룬 3집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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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이니그마’ 실존문제 다룬 3집 발표

입력
1996.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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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속 경계에 선 ‘꿈의 소리’이니그마(ENIGMA)의 음악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그것은 「몽환」이 아닐까.

이름 그대로 수수께끼 같이 신비에 싸여있는 그룹 이니그마의 3집이 나왔다. 앨범 타이틀은 불어로 「왕은 죽었다, 새 왕을 경배하라」(LE ROI EST MORT, VIVE LE ROI).

새 앨범의 음악들에도 여전히 그들만의 고유한 브랜드가 돼버린 고혹적 음색의 여자 내레이션과 보컬, 그레고리안 성가 풍의 주술적 멜로디와 코러스가 어우러져 녹아있다. 마치 듣는 이들을 「다른 차원의 세계」로라도 인도하려는 듯한 분위기다.

91년 「Sadness Part 1」이 수록된 첫번째 앨범 「MCMXC a.D.」에서 팝에다 종교적 신성과 성의 문제를 교묘히 배합하는 모험적 실험을 감행, 그 낯선 음악성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논란과 폭발적 관심을 한꺼번에 불러일으켰던 그룹 이니그마. 리더는 루마니아 출신의 마이클 크레투(39). 감미로운 멜로디로 일반에게도 익숙한 「Moonlight Flower」의 바로 그 사람이다.

이니그마는 1집에 이어 형이상학의 문제를 제기하려 했다는 두번째 앨범 「The Cross of Changes」로 확고한 대중성까지 획득한다. 여기에 실린 「Return to Innocence」와 샤론 스톤이 주연한 에로틱 스릴러 영화 「슬리버」의 주제곡으로 쓰인 「Carly’s Song」은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고 이니그마는 그야말로 팝계의 수수께끼 같은 존재로 떠올랐다. 아프리카 리듬을 비롯한 여러 민족의 민요 리듬을 차용한 듯한 이색적 멜로디, 그러면서도 결코 거칠지 않게 다가오는 매끄러운 사운드.

1, 2집을 합친 판매량은 전세계적으로 2,000만장을 넘어서며 연이어 플래티넘 넘버를 기록했다. 이번 3집의 발매 이전 선주문량만도 400만장에 달한다고.

『음악은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듣는 것』이라는 마이클 크레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으면서도 그들 음악의 화두는 무엇일까 늘 궁금하다. 『3집에서 이니그마는 이제 실존의 문제로 돌아오려 한 것 아닌가』라는 게 평자들의 말이다.

언제나 앨범 전체가 하나의 시나리오 하에 짜여지는 그들의 3집 앨범중 첫번째로 싱글커트된 곡은 「보이지 않는 것을 넘어서」(Beyond the Invisible). 그 제목과 가사에서 이를 얼핏 엿볼 수 있다. 계속해서 「생의 프리즘」(Prism of Life), 「정신의 오딧세이」(Odyssey of the Mind)까지 그들의 탐색은 계속된다.

한편 이번 앨범에서는 국내 최초로 PVC로 제작된 앨범자켓도 눈길을 끈다. 「이니그마 프로젝트」로까지 불리는 그들의 음악 행로가 어디로 어떻게 계속될 지는 팝계의 관심거리다.<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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