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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로셰비치 세공 대통령/흔들리는 세계 대부(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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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로셰비치 세공 대통령/흔들리는 세계 대부(뉴스메이커)

입력
1996.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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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거 자충수 안팎 반발 ‘위기’「발칸의 도살자」에서 「평화의 중재자」로 박쥐변신을 꾀해온 슬로보단 밀로셰비치(55) 세르비아공화국 대통령이 구유고 공산당 서기장으로 선출돼 권좌에 오른 86년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곤경에 처하게 된 것은 선관위와 법원을 앞세워, 자신이 이끌고 있는 집권 사회당의 패배로 끝난 지방선거 결과를 무효화하고 재선거 실시를 강행했기 때문이다. 그는 국내외의 선거결과 승복 요구를 거부하고 끝내 재선거를 실시, 27일 수도 베오그라드 등 많은 도시에서 수십만명이 분출하는 분노의 목소리를 들어야 했다.

91년 이후 최대의 항의시위에 참가한 국민들은 이제 선거결과 수용에서 한발 나아가 밀로셰비치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충복인 경찰을 투입하고 지지세력인 방송과 신문들의 보도를 통해 사태를 진정시키려 했지만 국민의 분노를 쉽게 가라앉힐 수는 없었다. 또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경제재건의 돈줄인 서방으로부터도 차가운 반응만 접하고 있다. 「대세르비아 건설」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세르비아계의 대부로 자처해온 밀로셰비치는 그동안 수많은 인명이 희생된 보스니아내전의 배후인물로 지목돼 국제사회로부터 숱한 비난을 받아왔다. 그러나 그는 내전이 장기화하면서 유엔의 제재조치로 자국 경제가 피폐일로를 걷자 지난해 12월 경제재건이라는 실익을 좇아 동족인 보스니아 세르비아계와 단절하고 데이턴평화협정을 체결했다.

밀로셰비치는 동족을 버리고 절대권력을 휘둘러온 자신을 국민들이 지방선거에서 외면하자 선거무효화와 재선거라는 자충수를 둬 자신의 안위마저 위태로운 상황을 스스로 자초하고 있는 셈이다.<조희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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