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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형 범죄’ 검은 돈줄 차단/검찰,조직폭력배 특별수사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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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형 범죄’ 검은 돈줄 차단/검찰,조직폭력배 특별수사 배경

입력
1996.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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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급 수감자 대거 출소 조직재건 움직임 사전봉쇄검찰이 28일 조직폭력배에 대해 특별수사키로 한 것은 최근 사회전반의 부정부패 척결수사와 맥을 같이한다. 국민생활의 안정을 침해하는 구조적인 비리를 뿌리 뽑는데 있어 예외가 있을 수 없는데다 조직폭력배의 폐해가 날로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기수 검찰총장은 이 날 『조직폭력 전담검사를 보강하고 이들에게는 일반 형사사건을 가급적 배당하지 말라』고 지시, 조직폭력배 척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검찰의 조직폭력배에 대한 특별수사활동 강화는 두 가지 배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우선 최근 몇년사이 조직폭력배의 양상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은 조직폭력배들이 과거처럼 유흥업소 등에 「기생」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직접 업소를 운영하거나 건설회사, 백화점, 인테리어회사 등 기업형태의 대규모 사업체를 거느리며 경제적으로 자급체제를 갖춰가고 있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들에게 총기 등 무기류만 주어진다면 미국의 마피아와 같은 형태의 범죄조직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검찰이 일선 검찰에 조직폭력배 수사강화 지시를 하면서 이들의 자금원과 비호세력 수사에 가장 중점을 두도록 한 것은 바로 이같은 이유에서다.

검찰은 이미 서울의 R, Y호텔 나이트클럽과 인천 S캬바레 등 전국 66개 유흥업소를 특별관리대상업소로 정해 탈세와 무자료거래, 신용카드할인 등 범법행위를 철저히 수사하기로 했다. 조직폭력배의 돈줄을 막겠다는 의도이다.

검찰의 내사결과 이들 업소에는 조직폭력배들이 종업원으로 들어가 기생하거나 조직폭력배와 연계해 비호를 받고 있으며 일부는 조직폭력배들이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 외에도 각 지검과 지청별로 내사를 벌여 2차로 특별관리대상업소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조직폭력배가 다시 기승을 부릴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를 조기에 차단해야 한다는 판단도 이번 특별수사의 배경이다. 90년 「범죄와의 전쟁」으로 대거 수감됐던 간부급 조직폭력배들이 최근 줄줄이 출소하면서 조직재건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검찰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검찰의 지속적 단속에도 불구하고 10, 20대로 구성된 신흥 폭력조직이 속속 결성돼 각종 이권에 개입하면서 폭력을 휘두르는 등 사회기강을 어지럽히고 있다. 검찰은 올들어서만 서울 방배동파, 성남 신종합시장파, 여주 새생활파·설봉파, 평택 재봉파, 김천 연주파, 목포 오거리파·수노아파 등 8개 신흥 폭력조직을 적발, 조직원 286명을 범죄단체 구성 등 혐의로 사법처리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조직폭력배들이 연말연시를 맞아 사회기강이 흐트러진 틈을 타서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조직폭력의 발호를 사전에 차단해야 할 입장이다.

검찰은 앞으로 각 지검과 지청의 수사실적을 주기적으로 분석해 일선에 배포함으로써 상호 경쟁을 유도, 조직폭력배 수사를 적극 독려하기로 했다.

◎조직폭력배 실태/전국에 총 473개파 1만1,287명 기생

검찰이 파악하고 있는 전국 조직폭력배는 모두 473개파, 1만1,287명에 달한다. 이들중 177개파는 검찰이 형법상 범죄단체로 규정하고 있는 요주의 조직이다.

서울의 경우 상계동파 양은이파 오비파 목포파(번개파) 산이슬파 방배동파 등 147개파에 조직원은 1,474명. 이중 최근 떠오르는 조직은 방배동파와 가리봉동을 근거지로 하는 산이슬파다.

광주지역은 33개파 1,661명이 활동중으로 국제피제이파 신양오비파 충장오비파 무등산파 신양관광파가 이른바 5대 패밀리가 지역 유흥가의 이권을 분할하고 있다. 부산은 영도파 칠성파 신칠성파 등 78개파 661명, 인천은 꼴망파 김포토박이파 부평식구파 등 37개파 827명, 수원은 북문파 남문파 등 21개파 1,075명이 활동중이다. 다른 대도시 지역도 적게는 10여개에서 많게는 30여개의 폭력조직이 활동하고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김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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