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GDP 6.4% 성장 3년만에 최저/반도체·자동차 등 재고 폭증기업들의 경기적응 실패로 불황터널이 더욱 길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당초 과거 경기순환 패턴으로 볼때 작년말 시작된 불황국면이 내년 2·4분기(4∼6월)중 끝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중화학공업부문의 생산조정 실패와 이에 따른 재고 급증으로 불황국면이 최소한 내년말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관련기사 7면>관련기사>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4분기 국내총생산(GDP)기준 경제성장률은 6.4%를 기록, 93년 3·4분기(6.9%)이후 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더욱이 내용면에서도 투자·생산 조정이 어려운 대규모 장치산업인 중화학공업의 경우 재고가 폭증하는데도 탄력적으로 생산을 줄이지 못해 생산·설비투자가 오히려 증가하는 경기부적응현상이 심각한 상태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자동차산업의 경우 수출 및 내수부진으로 판로가 막혀 재고증가율이 각각 1백10%, 43.1%로 급속히 늘고 있는데도 중화학공업 생산증가율은 전분기(8.6%)보다 오히려 늘어난 10.5%를 기록했다. 또한 이미 발주한 대규모 설비투자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설비투자증가율도 2·4분기 3.5%(전년대비)에서 3·4분기 8.7%로 늘어났다. 이때문에 기업들은 재고누증으로 자금압박에 시달리면서도 생산과 시설투자를 제때 줄이지 못해 자금지출이 늘어나는 악순환에 빠져 쉽게 불황을 탈출하기 힘들 전망이다.
팽동준 한은조사2부장은 『중화학공업부문은 대규모장치산업으로 탄력적으로 투자조정을 할 수 없는데다 불황에도 인력을 마음대로 감축할 수 없는 노동시장구조때문에 경기부적응현상이 심각한 상태』라며 『과거의 경기패턴을 볼 때 통상 경기수축이 시작된 후 3∼4개월만에 재고조정이 끝나는데 비해 이번엔 7∼8개월이 지나도록 재고조정이 안되고 있어 불황국면이 내년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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