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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 김일성 최후연설 번역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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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 김일성 최후연설 번역 공개

입력
1996.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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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 94년 7월25일 평양온다”/핵문제 갈등 안만나려다 카터 중재로 성사/“남 기자 80명 오면 마음대로 보게하라” 지시북한의 전 주석 김일성은 사망하기 직전인 94년 7월6일 경제부문 책임활동가협의회에서 25일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발언을 했다. 이 연설은 올 6월 조선노동당 출판부가 발행한 김일성저작집 제44권에 수록됐으며 일본의 북한 전문연구기관인 동아시아 무역연구회가 동아시아경제정보 11월호에 번역 공개했다. 다음은 그 내용이다.

『김영삼이 나를 만나기 위해 이달 25일 평양에 오기로 돼있다. 그는 대통령 지위에 올라 행한 취임연설에서 내가 한라산에 가 만나자고 하면 한라산에 가서 만나고, 백두산에서 만나자고 말한다면 백두산에 가서 만나겠다고 말했었다. 그뒤 미국이 핵문제를 들고 나와 우리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니까 김영삼은 핵무기를 가진 상대와는 악수할 수 없다고 말하며 등을 돌렸다.

그런데 이번 카터씨가 나와 만나 김영삼이 김주석과 만나면 좋겠다는 뜻을 표하고 있는데, 그와 만나지 않겠는가고 말했다. 그때 카터씨에게 내가 「김영삼과 만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은 한번도 없다. 우리가 (핵)특별사찰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가 나와 만나지 않겠다고 말해 나도 그와 만나려 하지 않았다. 핵무기를 내놓지 않으면 악수도 하지 않는다는 사람과 무엇때문에 만나지 않으면 안되는가. 하지만 그가 자기가 한 말을 취소하고 오는 것이라면 만나겠다」고 대답했다.

그렇게 해서 평양에서 북과 남의 최고위급회담을 여는데 합의했다. 김영삼이 평양을 방문하는 것과 관련해 지금 남조선에선 백기를 들고 가는 것과 같은 일이라든가, 김영삼이 평양에 가면 김일성주석에게 농락당한다는 등 대소동이라고 한다.

김영삼이 평양에 올 때 수행원을 1백80명 데리고 온다고 하고 있고 그중 기자가 80명이 된다고 한다. 우리 활동가들이 남측 실무 멤버들과 북남최고위급회담과 관련된 실무문제를 토의했을 때 남측에서 기자를 80명 데리고 오겠다는 문제를 제기했다고 하기에 나는 해당 활동가에 전화를 걸어 「기자를 80명이 아니라 8백명 데리고 와도 좋고, 그들이 평양에 와 마음대로 돌아다니며 볼 수 있게 하라」고 지시했다.

남조선 기자들이 많이 온다고 하는 것은 평양에 와서 보고 싶다고 하는 것이다. 그들이 평양에 아무리 많이 와서 돌아다녀도 문제가 될 것은 없다. 남조선 기자들에게 평양시를 보여주면 좋은 일은 있어도 나쁜 일은 없다. 카터씨도 평양이 서울보다는 훨씬 좋고 평양만큼 청결하고 깨끗한 도시는 없다고 말했다』<도쿄=신윤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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