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서해에서 표류중 구조한 북한군 상등병 정광선을 그의 희망대로 구조한지 5일만에 북에 송환한 것은 순수한 인도주의적 처사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무장공비를 남파하고 또 입북한 한국계 미국인 헌지커씨를 처음에는 남한의 안기부가 보낸 간첩이라며 억류하다가 숙식비조로 수천여 달러를 받고 돌려 보낸 북한의 침략적이고 파렴치한 처사와는 너무나 대조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정광선이 남한 체류중 심문에서 김정일을 신처럼 떠받들었다는데는 아연해 하지 않을 수가 없다.정광선의 태도는 그것이 설사 한낱 맹목적인 충성심의 발로라 하더라도 오늘날 북한인민군의 전투적이고 광적인 정신상태요 군의 분위기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마디로 경제난 식량난으로 북한군이 흔들리고 무너질 것이라는 우리의 일부 안이한 시각과 생각에 일대 경종을 울려준 것이라고 하겠다.
김일성은 죽기전 붉은 독재왕국을 아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20여년 동안 부자우상화 작업을 벌여왔다. 김정일을 국방위원장과 인민군 총사령관에 앉히고 대원수칭호를 주었으며 위대한 지도자, 영도자, 백두광명성, 향도성으로 호칭케 한 것이다. 김일성 사망후 김정일은 종래 「당·군·정」을 「군·당·정」이라고 할 정도로 군을 권력유지의 최대·최고의 기반으로 삼고 군부를 각별히 우대해 왔으며 올들어는 군부대 순회에 열을 올리고 있다.
즉 경제파탄 속에서도 군사훈련을 강화하고 병력과 장비를 증강하는 등 군사력 증강에 박차를 가한 것이다. 또 늘 남한적화를 위한 도발과 침략 전쟁을 획책하는 군부는 체제유지를 위해 김정일을 「총폭탄이 되어 받들겠다」며 충성을 다짐하고 장군·영도자·수령으로 호칭하며 우상화 교육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음은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따라서 정광선이 처음 「김정일의 배를 사수하갰다」고 고집을 피웠고 조사에서 「인민군은 김정일을 목숨을 걸고 옹호하며 어떤 전쟁도 무서워 않는다」 「사회주의는 지상에서 북한뿐」이라고 한 것은 저들의 우상화 교육, 체제 옹호 교육, 대남침략교육이 얼마나 집요하고 철저한가를 보여 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토록 극심한 식량과 유류부족에도 군에는 여전히 적정량을 공급, 전력을 유지, 강화하고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식량부족으로 인한 일부 탈북상황을 두고 곧 북한이 무너지고 인민군이 와해될 것이라는 막연하고 안이한 생각은 하루 빨리 버려야 한다. 이런 어려움 속에도 목숨을 걸고 김부자를 받들고 지키는 인민군의 맹목적인 충성심은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는 근거없는 「붕괴론」의 확산을 경계해야 하며 대북경계 태세에 소홀함을 보여선 안되겠다. 이번 공비소탕작전 등에서 드러난 우리 군의 전투력과 기강 등은 많은 국민을 우려케 한 만큼 전력증강과 함께 정신무장면에서도 저들을 이길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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