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93년 사법부 민주화·개혁 등 앞장서 주장/본인 “경제문제“ 불구 일부선 “보수풍토 원인”88년, 93년 두 차례 사법파동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던 서울지법 민사71단독 김종훈 판사(39·사시 23회)가 27일 돌연 사표를 냈다.
김판사는 기자들과 만나 『나이 마흔이 되면서 경제적 문제가 현실임을 부정할 수 없었다』며 『판사는 최고의 엘리트직임을 부인할 수 없지만 가족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감수해야 했다』고 말했다. 김판사는 이어 『오래전부터 신장병을 앓아온 큰아들(초등 2년)이 여름에 입원하면서 동료들의 도움을 많이 받으면서 경제적인 문제를 간과할 수 없음을 깨달았던 것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판사와 절친한 동료판사는 『김판사가 소신있게 외쳐온 진보와 개혁을 수용하지 못하는 보수적인 사법부가 직업에 회의를 갖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판사는 『아래로부터의 요구가 잘 반영되지 않는 법원의 구조에 한계를 느낀 적이 많았다』고 시인하면서도 『사랑하기 때문에 떠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83년 임관한 김판사는 88년 법관 3백여명이 「법원의 독립과 사법부의 민주화」를 명분으로 김용철 대법원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던 「1차 사법파동」때 앞장섰다.
또 93년 4월 법률신문에 「개혁시대 사법의 과제」라는 글을 게재, 사법부의 재산공개 등을 주장했다. 김판사는 법원앞 정곡빌딩에 변호사사무실을 낼 계획이다.<이영태 기자>이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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