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패션쇼/패션을 위한 쇼인가 쇼를 위한 패션인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패션쇼/패션을 위한 쇼인가 쇼를 위한 패션인가

입력
1996.11.28 00:00
0 0

◎신체 과다노출 등 비난·찬사 엇갈려패션쇼에서 「패션」과 「쇼」는 비중을 어느 정도로 잡아야 하는가. 패션을 보여주는 패션쇼에서 패션보다 쇼적인 요소가 더 부각되는 것이 정도에 어긋난 것일까. 디자이너가 자신이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와 이미지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패션쇼 전체를 하나의 도구라고 보고 나이트클럽의 쇼처럼 꾸미는 것은 어떤가.

23일 열린 SFAA컬렉션의 송지오씨 패션쇼는 『패션쇼에서 쇼적인 이벤트성의 비중은 어디까지여야 하는가』하는 화두를 새삼 던져주었다. 이날 그의 쇼에는 17세기 창녀(디자이너는 공주로 표현)를 연상케 하는 짙은 화장을 한 모델이 직경 2m를 훨씬 넘게 뻗친 거창한 선홍색이나 연두색의 드레스, 끈없는 긴 브래지어옷 버스티에(bustier), 끈만으로 엮은 스트링 팬티와 그위에 괴상하게 덧입은 망사 드레스 등을 걸치고 나왔다. 거의 벗다시피한 과다한 신체노출은 물론, 자극적이고 충동적인 색깔의 옷이 충격적이었다.

청중들을 더 놀라게 한 것은 손가락을 입에 집어넣고 빨기, 여자모델들끼리의 노골적인 성행위 연기였다. 나이트 클럽의 스트립 쇼 그 자체였다. 젊은 관객들은 박수를 치거나 휘파람을 불며 환호했다. 「재미있다」 「신선하다」는 반응의 한편에는 「센세이셔널리즘을 노린 얄팍한 수법」 「패션쇼를 빙자한 포르노그라피」라는 비난 또한 적지 않았다.

엇갈린 반응에 대해 디자이너 송지오씨 본인은 『과거 화려했던 서양 복식사와 섹슈얼리즘이 내 디자인의 뿌리이다. 이번 시즌엔 「프란시스 베이컨(영국화가)의 주홍」으로 본능의 절정에 취해있는 여성의 섹슈얼리즘을 연출하기 위해 일부러 포르노 분위기로 연출을 했다』고 변호했다.

「금기없는 새로운 시도」가 어디까지 가야 하는가 주목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