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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의 깊은 골/송용회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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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의 깊은 골/송용회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6.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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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돌아간 북한군전사 정광선(19)은 남한에 머무른 5일동안 주체사상에 물든 북한군인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군당국에 따르면 그는 22일 낮 서해 연평도 서남방 39㎞해상에서 표류하다 우리 해경경비함이 접근하자 손도끼를 들고 자해위협을 하면서 『김정일 장군님이 계신 평양으로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예인돼 조사를 받는 동안에도 『김정일 장군님의 정치를 받지 않는 남조선은 썩은 사회』라고 비난하면서 『김정일 장군님 품으로 돌아가고 싶다. 지하실로 내려가 고문하라. 빨리 죽여라. 죽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정은 조사관들이 TV를 켜주자 신경질적으로 끄라고 소리치면서 벌떡 일어나 일부러 창밖을 보는 과민반응을 보였다. 또 『사회주의는 북조선 하나뿐이다. 김정일 장군이 없는 북한은 있을 수도 없고 세계가 존재할 가치도 없으며 우리는 그 누구도 필요없이 오직 김장군의 품만을 생각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심지어 『이제 배로 돌아가 배에서 자겠다. 그 배는 김정일 장군이 보내주신 것이기 때문에 내가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정은 『남한은 미국의 식민지이기 때문에 무장이 약할 것』이라며 『북한군은 김정일을 옹호하는 500만의 총·폭탄이므로 그 어떠한 핵미사일보다 더 무서운 군대』라고 떠벌렸다. 『북한군은 사상무장이 완벽해 모두 육폭탄이 되고 생명을 바치기 때문에 반드시 이긴다』는 말도 했다.

77년생인 정은 94년 8월 고등중학교를 졸업한뒤 사회안전부 공병국으로 배속돼 근무해왔으며 12세때인 89년 사회주의 노동자청년동맹(사로청)에 가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 땅에 불과 80여시간을 머무르다 간 19세의 정은 주체사상에 세뇌된 젊은이의 섬뜩한 모습을 보여주고 돌아갔다. 그러나 남한을 편린이나마 보고 돌아간 그에게 아무런 변화가 없을지 그것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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