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별 평가기준 달라 산출 난감/자기성적 모르고 지원해야할 판97학년도 입시에서 상당수 대학들이 제각각 다른 기준으로 내신(학생부)성적을 점수화하는 바람에 일선 고교들이 수험생의 지원희망 대학별 내신성적을 산출하느라 몸살을 앓고 있다.
26일 일선 고교에 따르면 수능시험 이후 지원희망 대학별 내신성적을 알려달라는 학부모 수험생들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지만 87개 특차지원 가능 대학중 내신성적을 반영하는 58개 대학의 산출기준이 복잡하고 각양각색이어서 내신성적에 근거한 진학상담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수험생들은 올해 「과목별 평균석차 백분율」(서울대) 「8개 과목 석차백분율」(연세대) 「전 과목 가중치부여」(고려대) 등 대학마다 다른 내신성적 산출기준 때문에 가령 A대와 B대에 지원할 경우 다른 내신성적을 적용받게 된다.
특히 올해 수험생들은 정시모집이 「가∼라」군으로 늘어나 1인당 최소 3∼5차례 지원할 수 있지만 전학년 내신성적을 지원대학별로 산출할 수 있는 고교는 극소수에 불과해 내신성적도 모르고 원서를 내야 할 형편이다.
서울 S고교 전산담당교사 강모씨(30)는 『사정은 다르지만 전학년 성적을 대학별 기준에 맞게 별도 산출할 수 있는 고교는 거의 없다』며 『내신성적을 알려면 지원대학에 문의할 수 밖에 없지만 대학도 입시일정이 바빠 수험생들은 내신성적을 추정해 원서를 써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K고교 3학년 담임 김모 교사(43)는 『내신 15등급체제였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수백명의 학생성적을 대학별로 최소 30∼50차례 산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1, 2점 차이로 합격여부가 판가름나는 현실에서 학생들에게 정확한 성적을 답해줄 수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특별한 컴퓨터프로그램을 마련하지 못한 상당수 고교들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상위 10개 대학별로 산출한 내신성적과 수험생의 평소 성적, 예년 내신기준 등을 활용해 진학지도를 하는 등 주먹구구식 대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 H고 교감 김모씨(57)는 『결국 수능시험 성적만 가지고 진학지도를 할 수 밖에 없다』며 『대학별 내신성적 산출기준이 복잡해 시중에 나온 입시자료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최윤필·김정곤 기자>최윤필·김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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