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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막바지 넉달에 1,500만원/예체능계 과외비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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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막바지 넉달에 1,500만원/예체능계 과외비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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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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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집중탐구 500만원/학교 실기과외 240만원/대학강사 비법지도 800만원서울 A예고를 나온 S여대 미대생 K양(19)의 부모는 수학능력시험과 대학실기시험을 앞두고 넉달동안 과외비로만 1,500만원 이상을 썼다. 그래도 K양의 부모는 『10년이상 꾸준히 투자를 해 온 덕분에 막판에는 남보다 돈이 덜 들었다』고 위안을 삼았다.

K양은 수능시험을 두달 앞두고 「족집게」로 소문난 서울 압구정동 S학원에서 평소 미진했던 영어 수학 수리탐구Ⅱ 등 5개 과목을 집중적으로 수강했다. 수강료는 과목당 월 50만원. 한 학급 인원이 20명이나 돼 불안했지만 인원이 적을수록 부담이 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두달동안 500만원이 각설탕 녹듯이 사라졌다. 또한 학교에 출강하는 대학강사에게 받는 실기지도를 쉴 수도 없었다. 실기과외에는 월 120만원, 두달동안 240만원을 썼다.

예술계 학생들은 수능이 끝나도 계속 뭉칫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부모들은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학교에서의 실기지도 비용은 150만원으로 올랐고 토·일요일에 틈을 내 유명대학의 강사나 조교에게 별도로 받는 「비법지도」 비용은 부르는 게 값이었다. 이때 든 돈이 어림잡아 800만원 가량. 희망했던 대학에 가지 못해 딸아이 못지않게 섭섭했지만 부모로서 할 일은 했다는 생각에 『우리딸 장하다』고 치켜세우고 온가족이 외식까지 했다.

수능시험이 끝나고 실기시험을 앞둔 이맘때 예체능계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의 마음은 K양의 부모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학별 실기시험을 앞두고 자칫 지원이 소홀해 입시를 그르칠까봐 많은 학부모들이 액수에 관계없이 자녀에게 과외를 시킨다.

수능시험이 끝나면 입시전문 미술학원의 수강료도 갑자기 배이상 오른다. 서울 강남 H학원의 월 수강료는 100만원. 9월 수강료 50만원의 2배다. 『실기시험을 앞두고는 학부모들이 하루종일 강의를 하지 않으면 등록을 않기 때문에 시간이 늘게 되고 따라서 당연히 수강료도 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학원측의 설명이다. 특히 일부 입시학원에서는 학원강의 외에 유명대학 강사나 조교를 초빙해 1대 1 지도를 한다. 150만원의 수강료를 받는 홍익대 인근의 A학원에서는 희망학생들을 대상으로 100만∼150만원의 돈을 받고 별도로 개인교습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예술계 고등학생들 가운데 학원수강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학교에서 방과후에 강사에게 직접 개인지도를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울 B예고 출신 L양은 『미술실기는 배우던 강사선생님한테 계속 지도를 받는 것이 실제 시험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학교 근처에 있는 강사의 화실에서 받는 실기과외 비용은 학교마다 차이가 있지만 100만∼120만원이 기본이다. 음악전공 학생들도 수능이 끝나면 강사에게 「특별레슨」을 받는다. 평소 주1∼2회가 이때는 4∼5회로 늘어난다. 레슨 한번에 드는 비용은 15만원 수준.

체육대학을 지원하는 수험생들도 과외를 피할 수 없다. 지난해 입시전쟁을 치른 M전문대 체육과의 P양(19)은 『서울 포이동에 있는 사설학원에서 매달 100만원을 내고 1년동안 체육 실기과외를 받았다』며 『수능이 끝나면 체대 대학원생 등이 강사로 나와 특별지도를 한다』고 말했다. P양이 다니는 학원에서는 여름방학때면 100만원을 받고 보름동안 합숙훈련을 실시한다. 방학때 기초체력을 다지지 않으면 곤란하다는 학원장의 설득에 P양도 두번이나 합숙에 참가했다.

수능시험에 대비한 필기과목 과외도 예체능계 학생들의 부모에게는 큰 부담이다. 교과목이나 생활패턴이 일반학생들과 달라 필기과목의 과외에도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 서울 D학원 예체능 종합반 수강료는 월 80만원선. 물론 수능이 다가오면 K양처럼 고액의 족집게 과외를 하는 학생이 늘어난다.

◎어느 예술계 중학생 시간표/먹고 자는 시간 빼곤 학교수업… 레슨… 과외…

예술계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하루 시간표는 밥먹고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두 학교수업과 개인레슨, 중요과목 과외로 채워져 있다. 취재팀이 확인한 서울 Y여중 2학년생들의 시간표에 따르면 거의 모든 학생이 학교수업후 밤늦게까지 개인레슨과 실기지도, 그리고 3∼8과목의 과외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술을 전공하는 2학년 J양의 월요일. 아침 8시부터 하오 2시40분까지 학교수업을 받고 1시간도 채 안돼 개인레슨을 받아야 한다. 선생님에게 4시간 동안 집중적인 실기지도를 받고 집에 돌아오면 8시가 넘는다. 옷을 갈아입고 저녁을 먹자마자 학원강사인 영어독해 과외선생님이 초인종을 누른다. 두시간 동안 강의를 받고 밀린 숙제를 하고 나면 어느새 자정이 넘는다.

토요일도 예외는 아니다. 낮 12시40분에 학교수업이 끝나면 집에 돌아와 점심을 먹고 바로 서울 강남에 있는 수학학원으로 향해야 한다. 강의는 2시15분에 시작된다. 5시에 집에 돌아와 이른 저녁을 먹고 6시까지 학교 인근의 화실에서 그림을 그려야 하기 때문에 쉴 틈이 없다. 밤 10시까지 강사와 함께 과거 출제됐던 실기시험과제를 연습한 후 집에 돌아오면 이미 11시. 일주일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 와 좋아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다가 금세 잠이 든다.

화·목·토요일은 학교 수업이 실기과목 위주여서 방과후에는 필기과목 과외에 힘을 쏟는다. 화요일에는 물상·수학학원을 돌아야 하고 목요일에는 밤 11시30분까지 영어문법 개인과외를 받는다.

일요일 상오 가족들과 함께 교회를 찾는 시간이 J양에게는 최고의 휴식. J양은 예배때마다 『이렇게 소중한 휴식 시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는 기도를 드린다. 그러나 J양은 예배가 끝나자마자 하오1시30분부터 2시간짜리 한문과외와 3시간짜리 영어문법 과외를 받기위해 다시 호흡을 가다듬어야 한다.<이상연 기자>

◎예술계 중학교 선생님 기고/‘과외’ 결석 이해해줘 합격했다니…

며칠 전 학교에 3학년의 한 학부모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입시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단축수업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이 학부모는 시간이 부족하니 혼자 정리할 시간을 많이 주는 것이 좋지 않느냐는 의견이었다.

사실 예술계 고등학교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학생들은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여느 학생들보다 크다.

그렇지만 나는 정상적인 학교수업을 통해 입시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고 설득했다. 이 학부모는 내 얘기를 납득했지만 학교수업으로는 입시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끝내 떨쳐버리지 못하는 듯했다.

지난해 예술계 입시가 끝난 뒤의 일이다. 내가 담임을 맡고 있던 아이의 아버지와 점심을 같이 하게 됐는데 그 아버지는 『애가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담임선생님 덕택』이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런데 그 고마움의 이유가 참으로 기가 막힌 것이었다.

입시가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오자 그 애의 얼굴은 핏기 하나 없는 중환자 같았고 코피를 쏟거나 몸살로 인해 결석하는 날이 많아졌다. 내막을 알아보니 입시가 불안해서 새벽 한두시 넘도록 과외를 받고 있었다. 그 아이의 어머니에게 『지금 실력으로 보아 학교 수업만 충실히 하면 합격하고도 남을 실력이니 그렇게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렸다. 하지만 그 아이의 모습은 변하지 않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결석일수가 많아지더니 급기야는 장기결석으로 이어졌다. 담임인 나는 출석을 독촉했지만 병색이 완연해 보이는 아이의 얼굴을 보고 더이상 강요할 수도 없었다.

그 아이의 아버지가 밝힌 감사의 이유는 아이가 결석을 할 때 담임 선생인 내가 잘 이해해 줘서 고등학교에 합격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바꾸어 말하면 나는 아이를 학교에서 잘 가르치기 보다는 아이가 결석하는 것을 결사적으로 막지 못해서 「고마운 선생님」이 된 것이다.

그때 나는 왜 학교수업은 이처럼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신뢰받지 못하는가를 생각해 보았다. 과외에 비해 여러가지 면에서 학교수업은 열세에 놓일 수 밖에 없다. 과외중 비교적 비용이 적게 드는 보습학원과 비교해도 학교는 한 학급이 50명인데 학원은 10명 안팎이다. 학교는 여러가지 사정상 능력별 학급편성이 안되는 반면 학원에서는 능력별 반편성으로 수준에 맞춰 수업을 한다.

학교선생님은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다 알고 있는 우수한 아이들과 전혀 알아듣지 못하면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이들이 모두 안쓰러워 가슴앓이를 해야 한다.

이런 상황이니 학부모는 과외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다. 학생들을 과외시장에서 학교로 끌어 들이려면 학교가 학생 개개인의 요구와 필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 또 아이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학교가 제공하고 있다는 믿음을 학부모에게 심어주지 않으면 안된다. 자녀의 성공은 성적과 학벌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학교교육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한 과외는 결코 퇴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접해 본 우수한 학생들중에는 학교 수업만 듣고 스스로 공부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이들은 과외를 받는 학생들 보다 모든 면에서 훨씬 더 건강해 보였다는 것을 학부모들에게 꼭 이야기하고 싶다. 학교가 아이들을 위해 해주는 것이 없어 보일지 몰라도 어려서부터 과외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공부하는 습성을 길러온 아이들에게 학교는 변함없이 훌륭한 교육의 공급처로 남아 있다.<권순복·32·예원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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